유수프 칼라 인니 부통령 “MB, 20년 지났는데 내 이름 기억해 감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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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하마드 유수프 칼라(66·사진)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과 같이 재계 출신 유력 정치인이다. 이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한한 그를 25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국회 의사당 안에서 취임식을 하는 인도네시아와는 달리 개방된 공간에서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 장면이 매우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그는 20여 년 전 이 대통령과 맺은 인연으로 취임식에 특별 초청 받았다. 그는 “이 대통령이 (현대건설에서 근무할 때) 가장 먼저 해외 사업을 시작한 곳이 인도네시아였다”며 “지금도 인도네시아를 잘 이해한다고 말하고 있어 한국과의 관계 진전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1980년대 현대건설 해외 사업을 담당했을 때 그는 인도네시아 최대 건설회사인 무카카의 최고경영자였다. 그는 “그후 20여 년 동안 서로 연락이 없어 자신을 기억할지 몰랐는데, 이번에 특별히 초청까지 해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취임식장에서 가까이 다가와 나의 긴 이름을 정확한 인도네시아 발음으로 불렀을 때는 감명 깊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현대건설이 미국 회사와 경쟁 끝에 건설한 자카르타~보고르 간 길이 100㎞의 ‘자고라위 고속도로’는 여전히 튼튼해 인도네시아 근대화의 상징으로 꼽힌다”고 밝혔다. 당시 무카카와 현대건설은 자카르타 시내 고속화 도로인 ‘그로골 자카르타 도로’도 합작으로 건설했다. 그는 “저돌적이고 철저한 MB스타일과 한국 기업의 일처리에 인도네시아인들은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60년대 아버지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아 발전소·건설·자동차 판매·정보기술·자원 개발 등의 사업을 하는 칼라 그룹으로 키워낸 인도네시아 14위의 부호다. 2003년부터 경영을 동생들에게 맡기고 본격적으로 정치에 전념했다. 다음해에는 인도네시아 역사상 처음 실시된 민주 선거에서 부통령에 당선됐다. 현재 인도네시아 제1당인 골카르당 당수다. 내년 6월 대선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그는 이 대통령이 강조한 자원 외교에 대해 “인도네시아는 자원 강국으로 나투나 지역(가스), 파푸아 지역(가스), 칼리만탄 지역(석탄) 등이 외국인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자원개발 협력 파트너는 자원의 1차 처리와 가공을 인도네시아에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최지영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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