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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간 첫날 “집무실 안 바꿨네? 바꿔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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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5일 낮 취임식을 마치고 청와대로 들어가던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입구에서 차에서 내렸다. 이 대통령이 효자동 주민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일 많이 하고 올게요.”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오전 가회동 자택을 떠나며 동네 주민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자택 앞에서 재동초등학교 3학년생인 임동준(11)군과 박경아(11)양이 바이올린으로 ‘위풍당당 행진곡’을 연주하는 걸 잠시 지켜본 뒤 주민 300여 명과 작별 인사를 했다. 이 대통령은 일일이 악수를 하며 “ 일 많이 하고 올게요” “서민을 위해 열심히 할게요” 라고 말을 건넸고 주민들은 “역사에 남는 훌륭한 대통령이 돼 주세요”라고 기원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청와대에 도착하기까지 수시로 걸었고 시민들이 내미는 손을 잡았다. 대통령 전용차인 리무진을 타고 움직일 땐 태극기를 흔드는 시민들을 보곤 선루프 사이로 몸을 내밀어 손을 흔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한 측근은 이런 모습에 대해 “국민과 소통의 끈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국민을 섬기겠다”=가회동 자택을 나선 이 대통령의 첫 행선지는 역대 대통령의 첫날 행선지와 같은 국립현충원이었다. 그는 방명록에 ‘국민을 섬기며 선진 인류를 위해 온몸을 바치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회 취임식장으로 향했다. 그는 국회 정문 앞에서 내려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200m를 걸어 들어갔다. 취임식을 끝낸 뒤에도 걸어 나왔다. 참석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느라 주춤하며 넘어질 뻔한 일도 있었다.

전용차에 오른 이 대통령은 여의도를 빠져나가기 전 길가에서 손을 흔드는 시민들을 보자 선루프를 열고 몸을 일으켰다. 백성운 전 인수위 행정실장은 “예정된 게 아니었는데 시민들을 보곤 답례 차원에서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낮 12시40분쯤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도착, 잠시 차에서 내렸다. 서울광장은 그가 서울시장 시절 직접 조성한 공원이다.

◇오후 1시10분에 ‘첫 서명’=그가 대통령으로서 청와대에 첫발을 들여놓은 건 오후 1시7분이었다. 기다리던 청와대 직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그는 2층 집무실에 들어가선 “집무실 안 바꿨네? 바꿔야지”라고 말했다. 집무실을 일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겠다는 의지였다.

대통령으로서 첫 서명은 오후 1시10분에 했다. 국회에 보내는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 요청서였다.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청와대 수석 임명안에도 서명했다. 임명안에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인 박재완 정무수석과 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무직인 청와대 수석은 의원을 겸직할 수 없 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오후 4시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 축하연에 참석했다. 임채정 국회의장 등 4부 요인과 각계 각층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외국) 국가원수들과 정상회담을 하고 나오면서 청와대 잔디에 쌓인 눈을 보고 놀랐다. 그것을 보면서 일이 (잘)될 것 같은 기분을 가졌다”고 말했다.

오후 7시엔 청와대 영빈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빅토르 줍코프 러시아 총리 등 외빈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미식축구 선수인 하인스 워드도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세종문화회관의 취임 경축 공연장을 방문하고 오후 10시40분 청와대에 돌아오며 첫날 공식 일정을 마쳤다. 한·중·일 3국 합동음악회였던 이 공연에서 이 대통령은 “3국의 악기들이 모여 만든 하모니가 좋았다”며 연주자들에게 “감사합니다, 아리가토 고자이마스, 셰셰”라고 인사를 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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