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론

대운하 정책, 국민 합의 구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여론을 종합해 보면 운하 건설로 인한 내륙 개발이나 관광산업 활성화, 그리고 일자리 창출 등은 비교적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물류비용 절감이나 수자원 확보, 수질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무엇보다 반대 여론의 핵심이 되는 것은 식수에 대한 우려와 20km가 넘는 구간에 건설되는 터널 문제다. 쟁점이 되고 있는 골재 채취량과 개축 교량 숫자 등도 반대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반대 논리 중 일부는 정치적 이유로 만들어져 허무맹랑한 것도 있으나 상당 부분은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들이다.

대운하 정책에 대한 국민 합의를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운하 건설은 수질 개선을 최우선하는 하천 정비 사업이라는 확신을 국민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상수원에는 강우 시 엄청난 쓰레기와 토사, 각종 오염물질이 유입되고 녹조현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매년 수조원의 예산을 수질관리에 투입하고 있지만 수돗물 개선에는 별 효과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운하 건설과 별도로 식수 전용댐이나 취수원 이전, 간접취수 같은 선진 취수 방법을 도입하고 배 다니는 물로 수돗물을 만들지 않는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수량 증대와 하상 준설, 그리고 외부 오염원 차단, 하천부지 정비, 습지 조성 등으로 수질  대운하 정책은 수로 운송을 도입해 물류비용을 줄이고 물 마른 4대 강에 물을 채워 수질을 개선하며 관광산업 활성화, 내륙 개발, 일자리 창출 등 이 시대 우리에게 절박한 요구들을 함께 해결해 보겠다는 취지로 제안됐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민에게 구체적인 구상조차 한번도 제대로 발표하지 못하고 정치적 공방에 빠져버렸다. 실현 가능성에서부터 활용 가치에 이르기까지 찬반 논쟁이 끊이지 않고, 이렇다 할 결론이나 합의 도출은 요원하다. 새 정부가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까지 나온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고 보다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 국민 합의를 구하는 것이다.

여론을 종합해 보면 운하 건설로 인한 내륙 개발이나 관광산업 활성화, 그리고 일자리 창출 등은 비교적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물류비용 절감이나 수자원 확보, 수질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무엇보다 반대 여론의 핵심이 되는 것은 식수에 대한 우려와 20km가 넘는 구간에 건설되는 터널 문제다. 쟁점이 되고 있는 골재 채취량과 개축 교량 숫자 등도 반대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반대 논리 중 일부는 정치적 이유로 만들어져 허무맹랑한 것도 있으나 상당 부분은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들이다.

대운하 정책에 대한 국민 합의를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운하 건설은 수질 개선을 최우선하는 하천 정비 사업이라는 확신을 국민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상수원에는 강우 시 엄청난 쓰레기와 토사, 각종 오염물질이 유입되고 녹조현상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매년 수조원의 예산을 수질관리에 투입하고 있지만 수돗물 개선에는 별 효과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운하 건설과 별도로 식수 전용댐이나 취수원 이전, 간접취수 같은 선진 취수 방법을 도입하고 배 다니는 물로 수돗물을 만들지 않는 정책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수량 증대와 하상 준설, 그리고 외부 오염원 차단, 하천부지 정비, 습지 조성 등으로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

그리고 조령에 터널을 뚫는 것보다 속리산 계곡에 인공 수로를 만드는 스카이라인 안을 선택해야 한다. 터널을 뚫으면 산림훼손 및 생태계 단절 방지, 동절기 수로 결빙 방지 등 몇 가지 장점은 있으나, 대형 광폭 터널은 그 자체가 너무나 큰 환경파괴를 야기한다. 그리고 선박이 2시간 이상 터널 속에 체류함으로써 관광효과의 감소와 향후 쌍방향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추가 터널 건설의 필요성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골재 채취 가능량이나 교량의 높이 등에 관해 보다 정확한 자료를 제시, 불필요한 논란거리를 없애야 한다. 골재 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나 교체해야 하는 교량의 수와 같은 자료는 지금 단계로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운하 건설로 나타나는 비용 편익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해야 한다. 지금까지 나온 비용편익 분석 결과는 연구자마다 천차만별이다. 대국민 설득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공신력 있는 분석결과가 공개돼야 한다. 필요하다면 설계안도 수정해야 한다. 지금의 안은 물류의 중요성이 너무 강조돼 대형 선박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다니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수질 개선, 하천 정비, 습지 조성, 생태계 복원 등이 더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대책과 더불어 보다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도로 교통의 문제점, 물 관리, 내륙 개발, 지구온난화 대책 등 운하정책에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시대적 요구를 국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지역별로 예상되는 운하 건설 효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