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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Life] 산모 우울증, 아기 정서에 직격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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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산후조리원에서 서울 중랑구 정신보건센터가 진행한 '행복한 엄마'를 위한 산모 교육.

천사의 미소를 담은 어린이는 마법사다. 시름도, 울분도 해맑은 아이의 눈동자를 보면 사라진다. 하지만 천사 같은 어린이도 부적절한 양육 환경에선 수심 가득한 말썽꾸러기로 돌변한다. 문제 어른으로 자라는 싹을 키우는 것. 중앙일보와 서울시가 함께 펼치는 국민 정신건강 캠페인 ‘블루터치’의 첫 번째 주제는 ‘영유아 정신건강’이다.

◇백일 전까진 어머니 기분 점검을=갓난아이의 정신건강은 어머니의 안정된 심신에 달려 있다. 문제는 출산 후 발생하는 급속한 호르몬 변화가 정서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 대표적인 예가 출산 여성 10∼20%가 앓는 산후우울증이다.

이 병은 출산 4주 전후에 발병해 5개월 이상 지속한다. 우울증에 걸린 산모는 중압감과 분노심을 나타내고, 그 결과 아이를 무관심·무표정 또는 거칠게 다루기까지 한다. 이런 어머니의 태도는 아이의 정서를 해쳐 불만 가득하고, 울고 보채는 예민한 아이를 만든다. 눈 맞춤이나 옹알이 같은 사랑스러운 행동을 안하고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성장 후 학습 능력이 떨어지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반항장애 등 지적·정서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산후우울증은 의심되는 즉시 가족이 개입해 산모의 자녀 양육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표 참조>

◇영아기 땐 친밀감 형성 중요=어머니(양육자) 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영아기 땐 적절한 영양·위생과 더불어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유한익 교수는 “모자간 애착 관계는 자연스럽게 생기는 게 정상이나 자폐증 등 문제가 있거나 어머니가 우울증·인격장애·신체 질병이 있을 땐 애착이 형성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착 관계는 아이에게 젖 물리기·안아주기 등 신체적 접촉과 놀아주기를 통해 형성된다. 어머니와의 애착 관계는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을 형성하는 바탕이 된다.

◇걸음마(18개월) 이후엔 훈육 필요=걸음마와 더불어 아이는 독립을 꿈꾸며 어머니와 1: 1 상호 관계를 형성한다. 이 시기 양육 포인트는 자율성과 통제력의 기본을 익히는 일이다. 이를 위해 아이에게 ‘해야 되는 일’과 ‘해선 안 되는 일’에 대한 메시지를 명확하고 지속적으로 준다. 유 교수는 “아이가 잘한 행동은 인정하고 칭찬해 주는 반면 잘못한 일은 금지하는 노력을 일관성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는 이를 통해 나와 타인의 상호관계를 형성하는 기본을 배운다.

부모가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과도하게 허용하거나 반대로 어른 시각에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성장 후 행동장애·인격장애 등을 갖게 될 위험성이 높다.

◇세 돌부턴 사회성 높여야=가장 좋은 방법은 또래와의 놀이다. 단체 놀이를 통해 규칙을 지키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과 방법을 익힌다. 유 교수는 “이 시기엔 놀이를 통해 두뇌가 발달하므로 또래와 최대한 많이 놀 수 있게 하라”고 조언했다.

이 무렵엔 성에 대한 호기심도 높다. 기본적인 성 인식과 역할도 이 시기에 배워야 한다. 성은 은밀하고 사적이며 존중돼야 한다. 따라서 세 돌이 되면 목욕은 동성의 부모와 함께 하며, 이성 부모인 경우 옷을 입은 채 씻기는 게 좋다. 아이가 부모의 성행위를 보지 않도록 하며, 아이 앞에서 벗고 돌아다니는 것도 삼간다. 이런 원칙을 안 지키면 아이는 성적인 갈등을 느끼면서 성에 대해 잘못된 환상을 갖기 쉽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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