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요코하마驛 악취사건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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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사고가 아니라 사건인 것만은 분명하다.』 도쿄 지하철 독가스 사건이 발생한지 한달만에 또 다시 일본 국민들에게 불안을 안겨준 요코하마(橫濱)驛 악취사건에 대해 현장을 취재한 일본 기자들이나 경찰조차도 이 이상은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일본 국민들은 이번 악취사건이 사린 살포사건과 관련혐의를 받고 있는 오움진리교측의 「제2차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믿고 있지만 아직까지 원인물질이 무엇인지,범인이 누구인지윤곽조차 잡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19일 오후1시쯤 발생한 악취사건은 요코하마驛에 정차중이던 오미야(大宮)發 오부네(大船)行 일본철도(JR)게이힌도호쿠센(京濱東北線)열차 안과 외부에서 요코하마驛 구내로 통하는 「자유통로」,그리고 요코하마驛에서 2~3구역 떨어져 있 는 간나이(關內)驛,이시가와초(石川町)驛등 모두 네곳에서 일어났다.
수사당국은 사건직후 19일 처음으로 열차안에 냉방 에어컨을 가동시켰다는 JR측의 설명때문에 사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해보았으나,발생 범위가 넓은데다 열차안이 아닌 자유통로에서도 많은 피해자가 발생해 「사건」으로 단정지었다.
5백명이 넘는 피해자들을 치료한 의료진은 사린에 의한 피해의특징인 「축동(縮瞳)현상(눈의 동공이 오그라드는 현상)이 아무에게도 일어나지 않은 점으로 봐 범행물질이 사린이 아닌 것만은분명하다고 밝혀 일본정부와 수사당국은 일단 안 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경찰관과 언론인까지 포함한 대부분의 일본 국민들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악질적인 무차별 테러행위에 대해 아직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이런 긴장감은 요코하마驛 사건이 또다른 독가스에 의한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쪽 으로 방향을 몰아가고 있다.
그 결과 도내(都內)각 신문의 20일자 조간 대부분에는 범행에 사용된 가스가 제1차 세계대전때 독일군이 사용한 적이 있는포스겐인 것 같다는 보도가 1면 톱을 장식했다.도쿄(東京)메구로(目黑)병원으로 이송된 여성(51)이 포스겐 중독 증세를 보였다는 진단 결과 때문이었다.그러나 나중에 병원측에서 포스겐 중독이 아니라 단순 결막염과 인후염 증세였다며 번복하는 바람에1면톱 기사는 어쩔 수 없이 오보(誤報)가 되고 말았으며 사건규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 았다.
한편 사건 한달째인 지하철 사린사건 역시 2만여명의 경찰 인력을 동원해 전국적인 규모의 수사를 펼쳐 오움진리교 신자 1백여명을 체포하고 증거물 2만여점을 확보하는등 대소동을 벌이고 있으나 확증은 물론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교주 소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東京=金國振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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