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우리기술로 베트남서 재배-원자력硏 李榮日 박사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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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우리나라의 바나나 수입량은 연간 15만t이상으로 약 5천5백만달러어치에 이르나 국내생산은 현재 전무한 실정이다.바나나는 열대성 식물인데다 종자번식이 안되기 때문에 교배육종에 따른 재배및 생산이 국내에선 극히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나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이영일(李榮日.방사선 유전자원 연구팀장)박사팀은 과기처 연구과제로 지난해부터 특수제조된 배지(培地)로 실험실에서 연간 1백만개체 이상의 바나나 우량품종 종묘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최근 성공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등 기후조건이 유리한 지역에서 우리기술로 재배.생산함으로써 외화절약은 물론 외화획득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종묘를 베트남에서 육성,바나나를 생산하는 것은 생육조건이 연평균 강수량 1천8백㎜이상,섭씨 28~30도로 기후조건이 좋기때문이다.국내에서는 기후조건이 가장 유리한 제주도에서도 온실재배라야 가능하나 육성기간이 길고 그만큼 생산비가 비싸진다.연구팀은 우선 바나나 묘종으로부터 생장점을 채취해 시험관내에서 배양을 통해 대량증식하고 방사선 처리로 내병성이 강하고 품질이 우수한 우량종묘를 생산했다.
생장점은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원산의 묘종에서 채취했으며 배지비용중 70%를 차지하는 한천을 사용치 않고 24종의 필수미량원소만을 사용하는 배지개발로 종묘생산비용을 크게 절감시킨 것이 특색이다.
한천배지로 육성한 종묘생산비가 그루당 1천5백원 정도인데 비해 특수배지에 의한 생산비는 3백원에 불과한데다 국내 인건비의10%수준인 베트남의 노동력을 이용하면 생산비는 훨씬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이조물산㈜과 공동으로 지난해 베트남의 호치민市 남쪽60㎞지점인 벤트리 지역 3백만평을 25년간 임대사용키로 베트남 정부와 계약하고 이미 1백10만평의 바나나 농장을 조성했다. 이 농장에 바나나 종묘를 대량생산할수 있는 시설이 설치돼 올해 우선 대량생산된 90만주의 바나나 묘종을 심어 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농장시설을 연간 4만t생산규모로 확장해 3분의 1은 국내로 들여오고 나머지는 동구권 국가등에 수출할 예정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李起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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