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침에>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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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예루살렘.3천년전 이스라엘왕 다윗이 「평화(shalom)의 도시」로 이름지은후 끊임없는 전쟁으로 20번이나 주인이 바뀌고10번이나 허물어졌던 기독교.이슬람교.유대교의 성지.
지난 4월초 50여개국 대표들이 참가한 미주개발은행(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연차총회가 열린 예루살렘에 가게 된 것은 큰 감동이었다.전쟁과 테러로 얼룩진 이스라엘에 설익었지만 평화가 오게되어 대규모 국제회의가 열렸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었다.라빈 이스라엘수상은 개막연설에서「중동지역의 평화와 보통사람들의 희망과 생명과 발전」을 위해 국제사회의 참여를 간곡하게 웅변했다.
그러나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오르던「슬픔의 길」(Via Dolorosa)은 나귀로 짐을 나르는 좁은 골목에서 순례객들을 붙잡고 소리지르는 아랍상인들로 왁자지껄 하고,과격분자들이 돌을 던지는 길목에는 총을 든 소년티의 이 스라엘 군인들이 지키는 소란과 혼란 그리고 갈등의 길이었다.
모리아산 위에 우뚝 솟아 황금빛으로 빛나는「바위사원」은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 세운 성전을 허물고 회교도들이 지었는데,그 마당 한구석에 남아 있는 옛날 이 성전축대인「통곡의 벽」에는 회교도를 몰아내고 옛날의 왕국과 성전을 재건해 달라는 유대인의기도가 끊이지 않고있었다.
나는 올리브산에 올라 이스라엘이「6일전쟁」에서 총으로 점령해지키는 예루살렘성과 황금빛으로 빛나는 회교사원, 이방순례객만 찾아드는 기독교회들을 바라보면서 전쟁과 갈등과 증오가 뒤섞인 이곳을 예수께서 지금 다시 오셔도 옛날과 똑같이 말씀하시리라 생각했다.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선지자를 죽이고 네게 파송된 자들을 돌로 치는 자여.암탉이 그 새끼를 날개아래 모음같이 내가 너희의 자녀를 모으려 한 일이 몇번이냐.그러나 너희가 원치 아니하였도다.보라,너희 집이 황폐하여 버린바 되리라.』 〈 재경원 세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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