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大器晩成-큰인물은 꾸준한 노력끝에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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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본디 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말은 노자(老子)에 처음 보인다. 「大方無隅,大器晩成(대방무우,대기만성)」,대지(大地)에는 구석이 있을 수 없고 큰 그릇은 늦게 이뤄 지는 법이다.
서한(西漢)말의 마원(馬援)은 어려서부터 야심이 많았지만 좀처럼 등용되지 못한 채 어렵게 지내고 있었다.그러던 차 남의 논밭이나 관리하는 말단 관직을 받아 부임인사차 형인 마황(馬況)에게 들렀다.형이 말했다.
『너는 대기만성형의 인물이다.기술이 뛰어난 목수는 산에서 갓베어낸 나무를 절대로 남에게 보이지 않는다.먼저 잘 다듬은 다음 선을 보이지.열심히 노력해라.』 과연 그는 형의 말대로 열심히 노력했다.후에 동한(東漢)이 서자 광무제(光武帝)를 도와혁혁한 공을 세워 관직이 복파장군(伏波將軍)에까지 올랐다.복파장군은 장군중에서 전공이 뛰어난 사람에게만 수여됐던 관직이다.
비슷한 이야기가 또 있다.삼국시대 위(魏)나라에 최염(崔琰)이라는 유명한 장군이 있었다.그의 종제(從弟)에 최림(崔林)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그다지 영리해 보이지 않았던지 친척들로부터천치 취급을 당했다.하지만 최염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큰 종(鍾)이나 솥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다재다능한 인물 역시 그렇다.최림은 대기만성형이다.언젠가는 큰 인물이될 것이다.』 과연 후에 그는 삼공(三公)이 돼 천자를 보필하는 대임을 맡게 됐다.요컨대 훌륭한 인물은 오랜 세월에 걸쳐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 등장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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