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러 비운의 여왕 연애편지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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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러시아 비운의 여왕 에카테리나 2세가 수많은 연인들중 한사람에게 보냈던 연서(戀書)들이 2세기만에 발견돼 일반에 공개된다. 이 편지들은 왕성한 성적 욕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던 에카테리나 2세에 대한 그간의 소문들을 확인시켜주고 있어 흥미롭다. 이번에 발견된 편지들은 1778년 6월에서 79년 10월사이 궁정수비대장이었던 이반 니콜라예비치 림스키-코사코프에게 보내진 것으로 여왕은 그에 대한 사랑을 감추지 않고 『피루스,에피루스의 왕이여.모든 조각가가 조각하고 모든 화가가 그림으로 그리며 모든 시인이 그대를 노래해야 하리』라고 적고 있다.
림스키-코사코프는 이 편지들을 『내 소중한 기념품』이라고 쓰인 봉투안에 보관했다.이들이 관계를 가질 때 그는 34세의 핸섬한 청년이었다.여왕은 『신의 가장 훌륭한 창조물』이라고 그를부르고 『잘라낸 한 조각의 속옷』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이는 여왕이 연인에게 밀회의 기념품으로 보낸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여왕은 다른 편지들에서도 『나는 당신의 건강이 어떤지 알기 위해 이 편지를 쓴다.우리는 어제 내내 함께 지냈다.당신은 내 생각속에서 한시도 떠난 적이 없다.언제 다시 당신을 만날수 있을까』라고 뜨거운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여왕은 독일 공주로 15세때 러시아의 표트르공작과 약혼하고 뒤이어 결혼했다.그러나 여왕은 몸과 마음이 비정상적이었던 남편을 사랑할수 없게 된다.부부는 자주 다투기 시작했고 여왕은 다른 남자들과 관계를 가지게 된다.18년후 에카테리 나는 마침내연인중 한 사람의 도움으로 궁정수비대를 부추겨 쿠데타를 일으킨결과 남편을 몰아내고 스스로 왕위에 오른다.
1796년 뇌졸중으로 사망한 여왕은 34년간 절대왕권을 휘둘렀지만 림스키-코사코프를 만났을 당시는 50대의 나이였고 평범한 용모의 소유자였다.
여왕의 편지들은 6월29일에서 7월1일 사이 런던에서 열리는36회 영국 고서전시회에서 3만8천파운드에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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