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황세 경기 "진척책 안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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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기 진정책은 없다.」 「1.4 분기 실질성장률은 잘하면 10% 안팎까지 치고 올라 갈 것이다.」언뜻 앞 뒤가 맞지 않는 것 같은데,최근의 경기 상황에 대한 재정경제원.청와대등 정책당국의 해석과 대응은 어쨌든 이같은 방향으로 줄기가 잡혔다.
최근의 경기(景氣)가 예상외로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는 있지만,이 추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돈 줄을 죄거나 재정부문의 공공 사업을 뒤로 미루는 등의 적극적인 경기 진정책은 없을 것이라는이야기다.
과거 호황기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물가가 크게 불안하지 않은데다(3월말 현재 소비자 물가는 1년전 대비 4.7% 상승),무리하게 진정책을 썼다가 경기 확장세가 꺾이면서 성장률이 급락(急落)한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판단 때문 이라는 것이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정부의 이같은 해석과 처방이 맞는 것이라면,중소기업 부도의 와중에서 지자체 선거를 치러야 하는 정치권은 일단 안심하게 생겼다.기업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신 경기 과열이 우려되므로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진정책을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옳고 그름을 떠나 「물정」모르는 사람이 되게 생겼다.다만 정부는 부동산 투기와 개인서비스 요금및 임금의 무리한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는 등 물가 안정에 정책의 주안점을 맞출 계획이다.
▲고위 당국자 A씨=최근 경기를 놓고 적극적인 안정대책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나 지금은 건설.부동산 등 내수 중심이었던 과거 호황과는 내용이 다른데다 물가 급등도 수반하지 않아 본격적인 경기 진정책을 동원하지는 않 기로 했다.
또 지난 93년초부터 시작된 경기상승 국면이 내년 1.4분기를정점으로 주춤해 질 것이란 게 일반적인 판단인데,이런 시점에서진정책을 잘못 쓸 경우 확장세가 중간에 꺾이면서 지난 90~91년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다 .「연(軟)착륙」이란 의도와는 달리 금리가 폭등하고 경기가 급락 하는 부작용을 말하는 것이다. ▲1.4분기 성장 전망=갈수록 높아지고 있다.한은은 최근 1.4분기 9.3%,연간 8.2%로 전망치를 수정했다.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 분기 10% 안팎,연간 8.5%의 전망치를 재정경제원과 청와대에만 보고했다.그러자 청와대측은 『너무 높게 본 것 아니냐』며 한은과 다시 검증해보라며일단 돌려 보낸 상태다.
KDI의 수정 전망이 맞다면 1.4 분기의 성장은 지난 90년 2.4분기(10.6% 성장)이후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된다. 〈金王基.梁在燦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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