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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애들 볼까 겁나네"-선정.폭력물 안방침투 심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케이블TV를 시청하는 부모들의 또다른 걱정거리는 통제가 어려운 영상물의 선정.폭력성이다.
영화의 경우 청소년시청불가등의 분류가 있으나 자녀들이 홀로 시청한다면 그뿐.
특히 대표적 다채널매체인 케이블TV의 「시청률경쟁」이 불붙을경우 질의 저하가 예견되는 건 필연적이다.
케이블TV 한달동안에도 벌써 적잖은 문제가 발생중이다.
GTV의 『SFAA서울 컬렉션』의 경우 여자모델이 한쪽 가슴을 드러낸 의상을 입은 장면이 여과없이 방영된다.
M21 『뮤직캠프』의 비디오뮤직장면에서는 목욕타월을 두른 여가수의 속옷이 살짝 비치는가 하면 여성의 특정신체부위가 클로스업되기도 한다.
『I Love Pops』에선 『결혼은 물릴 수가 없습니다.인생을 일편단심으로 망치지 말고 연애는 뷔페식으로,이놈저놈 찔러보고 결정하세요』등의 아무 생각없는 VJ멘트가 쏟아져 나온다.
YTN의 『월드 24』는 일부 미국대학생 사이에서 유행하는 섬찍한 낙인찍기 장면을 「멋있다」는 미국인의 멘트와 함께 소개해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사전심의에 올라와 삭제되는 영화를 포함하면 위험 폭은 더 넓어진다. 캐치원의 영화 『그후로도 오랫동안』은 차 안에서의 격렬한 정사장면.성폭행장면이 삭제됐고 『꼭지딴』에서는 전기톱으로사지를 절단하는 장면등이 잘려나갔다.
DCN의 『아침이 오면 그대의 이름으로』에서도 쇠몽둥이로 복부를 가격하거나 손으로 칼날을 잡는 장면등의 삭제가 불가피했다. 음악채널인 m.net의 『전쟁장엄 미사곡』도 양의 목을 칼로 자르는 장면등이 「예술성」을 넘어선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심의를 담당하는 유선방송위원회는 필름 자체를 삭제하는게 아니라 「서류상의 심의」일 뿐 그냥 방영이 될 경우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MBC에서 방영불가 조치됐던 『크라잉게임』의 경우 위원회는 『남성 성기 노출 장면을 사전심의에서 삭제한 뒤 허가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재방시 재삽입돼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영화의 경우 위원회는▲어린이불가▲어린이.청소년시청불가등으로 분류하고 30분마다 자막고지를 하도록 돼있으나 이도 잘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문화토양이 다른 해외프로의 경우 선정.폭력장면이 다수 삽입돼 있어 전 프로에 대한 등급분류 확대및 청소년시청자가 스스로 설득될 수 있는 문안의 수시 자막고지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자녀의 TV시청을 단지 「공부에 지친 자녀들의 휴식개념」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세심한 관심과 배려를 쏟아야 할 시점이 요즘이다.
崔 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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