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를향한무비워>22.디지털 혁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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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컴퓨터를 다루는 기술과 창작력을 겸비한 인재를 찾기가 매우힘들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자리한 컴퓨터 특수영상효과업체인 퍼시픽데이터社(PDI)의 리처드 창 부사장은 영상산업에서 컴퓨터만화(애니메이션)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가는 속도에 비해 필요한 인력양성은 턱없이 더디다고 지적했다.
올해 아카데미영화상 6개부문을 수상한『포레스트 검프』를 비롯,『주라기공원』『마스크』『뱀파이어와의 인터뷰』등 최근 할리우드영화는 모두 컴퓨터 만화로 특수효과를 내고 있으며 컴퓨터 만화에 의한 광고제작 시장도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미래의 영상산업은「컴퓨터기술의 전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이를 맡아서 할 인재는 크게 모자라는 형편.그래서 요즘엔 「컴퓨터로 만화만 그릴 줄 알면」할리우드에서 모셔가는 세상이 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미국 서부의 양대 영화명문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LA) 영화학교와 남가주대(USC) 영화학교에서 피부로 느낄수있었다.
교수들과 학생들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이 바로 영상산업에서의「디지털혁명」이었으며,이 혁명이 학과신설.새로운 커리큘럼 개설.컴퓨터시설확충으로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UCLA 영화학교의 척 콜렛 시설관리부장은『컴퓨터영상기술이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우리 대학에서는학생들이 만화영화등 영화제작을 컴퓨터로 할 수 있도록 97년까지 완전한 디지털 스튜디오를 갖춘다는 목표로 시 설을 확충하고있다』고 밝혔다.
스티븐 스필버그.조지 루커스가 공부한 대학으로 정통적인 영화제작에 강한 전통을 지닌 USC 영화학교도 2년전 대학원과정에컴퓨터만화학과를 따로 독립시켰다.
만화학과의 마르 엘레파노 교수는『요즘같은 다채널시대에는 많은영상프로그램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제작시간을 엄청나게 단축시켜주는 컴퓨터화는 필연적이다.만화영화도 오리지널 밑그림 말고는모든 공정이 컴퓨터로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여서 우리 학과는 처리속도가 빠른 3차원 그래픽스컴퓨터를 23대 갖추고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대학 뿐만 아니라 실리콘 그래픽스社가 LA와 독일 베를린,영국 런던에 컴퓨터애니메이션 트레이닝센터를 개설하는등 컴퓨터업체와 영화사들이 자체 학원을 운영,최첨단기술에 익숙한 인재를 배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로스앤젤레스=李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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