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烏山시민 自救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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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산시의 지곶동에는 세마대(洗馬臺)라는 명소가 있다.임진왜란때 권율(權慄)장군이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의 왜군을 물리쳤다는 일화가 전해지는 곳이다.바위뿐의 산이어서 일명 독산성(禿山城)으로 불리는 이곳 수산성(秀山城)은 군사기지 로는 중요하지만 물이 없어 주둔하기가 어려운데도 권율장군은 왜군의 허(虛)를 찔러 2만여 군사를 주둔시켜 왜군을 퇴각시켰다는 곳이다.
가토가 첩자를 보내 조선군의 동태를 탐지케 한즉 조선군은 잔치를 열면서 말에 물을 뿌려 목욕을 시키 고 있으므로 가토의 왜군은 서둘러 물러갔다는 것이다.그때 말에 뿌린 것은 물이 아니라 흰쌀이었다는 일화다.
그때부터 세마대는 충효의 역사가 깃들인 곳으로 중요한 역할을담당해오고 있거니와 오산시와 관련된 역사를 더듬어보면 고려(高麗)때는 몽고와 홍건적의 침략을 받았고 6.25때는 공산군이 쑥밭을 만드는등 수난의 현장이기도 했다.그처럼 상반된 역사를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예나 이제나 오산이 자랑하는 것은 수려한경관(景觀)이다.일찍이 조선조때의 정조(正祖)는 지금 내삼미동의 대나무골.소나무골.오동나무골이 경치가 뛰어나다 하여 삼미(三美)라 이름짓기도 했고,양산동에 서 원동에 이르는 길은 전국순례 제1자연보도인「독산성노선」으로 정해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中央日報가 실시한 전국 74개 도시「삶의 질」비교평가에서 오산시는 최하위로 나타났다.여러가지요인이 있기는 하겠지만 오산시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힐만한 결과였다.평가분야별로 보면 강력범죄 발생건수(74 위)교통사고 발생건수(72위)화재발생건수(63위)사회복지비(63위)등에서 아주 낮았고,소방장비수(5위)장바구니 물가(6위)1인당 예산규모(16위)4년제 대학정원수(25위)등에서는 아주 높았다.종합평가 결과로 꼴찌를 기록한 만큼 오산 시민이 「꼴찌의 불명예」를 털어내기 위해 자구(自救)노력에 나선 것은 당연해 보인다.
中央日報의 평가자료를 토대로 30여개 평가분야중 낮은 순위를 기록한 분야부터 개선해가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중하위권에 속했던 다른 도시들도 비슷한 운동에 나서고 있다니 이같은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확산된다면 「살기좋은 나라」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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