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재벌 할리우드 침공 MCA서 뼈저린 실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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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일본 재벌의 「할리우드 침공」은 실패로 돌아갈 것인가.
일본의 마쓰시타(松下)社가 세계적인 흥행그룹 MCA를 시바스리갈로 유명한 캐나다의 시그램社에 조만간 넘길 것으로 보인다.
8일 美뉴욕타임스紙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등에 따르면 마쓰시타社는 시그램社와 MCA주식 80%를 약70억달러에 매각하는 계약을 교섭중이며 빠르면 이번주 안에 계약이 체결될 수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램은 MCA를 인수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듀폰社의 지분24.1%를 88억달러에 매각,자금을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MCA는 『조스』『ET』『주라기공원』『쉰들러 리스트』등의 영화를 흥행시킨 유니버셜 영화사를 비롯,세계적인 음반회사인 MCA레코드와 게펀레코드.푸트남 버클리 출판사등을 소유한 초대형 흥행그룹이다.
마쓰시타는 80년대 후반부터 일기 시작한 일본자본의 미국진출붐을 타고 89년 50억달러에 컬럼비아영화사를 인수한 소니社에이어 90년 MCA를 61억달러에 사들였다.일본재벌이 앞다퉈 미국의 영화사를 인수한 것은 할리우드의 풍부한 소프트웨어와 일본의 하드웨어를 결합시켜 상승효과를 얻는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마쓰시타의 이러한 전략은 얼마 못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MCA는 93년 4억달러의 수익을 올려 마쓰시타에 효자노릇을 했지만 MCA의 중역들이 마쓰시타의 경영진과 잦은 충돌을 빚어 골칫거리가 돼왔다.
MCA중역들은 마쓰시타와 손잡으면서 거대한 일본자본을 등에 업고 적극적인 사업확장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보수적인 마쓰시타 경영진이 사사건건 이를 반대해 최근에는 감정적인불화로까지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마쓰시타는 M CA의 매각으로 70억달러의 거금을 손에 쥐게 됐지만 90년에 비해 달러값이 형편없이 떨어져 막대한 환차손을 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마쓰시타는 매각대금을 미국내에서 컴퓨터회사등에 재투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鄭耕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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