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짜릿한 손맛 향긋한 회맛 밤바다의 유혹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중앙SUNDAY

바다루어낚시

낚시는 레포츠라기보다 풍류에 가깝다는 매력 때문에 수많은 동호인을 거느린 레저다. 그래서 한국의 레저 인구가 2000만 명이라면 1000만 명은 등산인, 1000만 명은 낚시인이라는 말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유독 바다낚시는 초보자들이 입문하기 어려운 ‘꾼들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대표적인 바다낚시라고 할 수 있는 감성돔 낚시는 장비 구입 비용뿐만 아니라 낚시법도 까다로운 게 사실이다. 최근 이런 흐름에 분명한 변화가 일었다. 바다루어낚시가 그것이다. 루어(lure)낚시란 인조 미끼를 사용하는 낚시를 일컫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강이나 호수에서 즐기는 쏘가리루어나 배스루어가 일반적이었다. ‘루어낚시는 주로 민물에서’라는 통념이 깨지기 시작한 것은 4~5년 전 서해안에서 우럭루어낚시가 인기를 끌면서다.

그러나 이 또한 배를 타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낚시에 입문하려는 초짜들에게는 물리적으로 거리감이 있었다. 최근 동해와 남해에서는 ‘볼루’라는 말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볼락루어낚시를 뜻하는 볼루는 2~3년 전부터 꾼들의 입에서 회자되기 시작해 특히 지난해부터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주로 해안 방파제에서 루어를 던지며, 액션(루어의 놀림법) 또한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 바다낚시의 비수기인 겨울에 많이 잡히고, 횟감 맛도 이때가 가장 좋다고 한다.

“볼루를 아시나요?”

“볼락루어는 대표적인 생활낚시라고 할 수 있죠. 찌낚시는 멀리 나가야 되고 갯바위에 붙어야 겨우 잡을 수 있거든요. 반면 볼락루어는 주로 방파제에서 이뤄지고 우리나라 남해안 전역에서 많이 나는 어종이라 누구나 쉽게 낚을 수 있다는 게 매력이죠” 부산·경남권에 근거지를 둔 ‘인터넷바다낚시’ 박경식 기자의 말이다.

초보자가 입문할 때 드는 비용도 경제적이다. 전용 장비를 갖춰야 하지만, 전용이라고 해도 다른 낚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낚시전문 사이트 ‘디낚’의 오계원 대표는 “낚싯대는 5만~8만원대면 무난하고, 릴 또한 2만~5만원 상당의 소형 릴, 지그헤드 한 봉지, 웜(worm) 한 봉지만 사면 충분하다. 다 합쳐 10만~15만원만 투자하면 누구나 볼루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볼루의 거점은 남해안 전역이라 해도 무방하다. 경북 포항과 울산에서 시작해 전남 여수·완도까지 남해안을 모두 아우른다. 볼락은 자원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탐식성이 강해 루어에 쉽게 반응한다. 또한 맛도 뛰어나기 때문에 낚는 재미와 함께 먹는 재미도 가미된다. 사실 생선 맛을 아는 남해안 사람들에게 볼락은 우럭·광어와는 비교도 안 할 정도로 최고로 치는 횟감이다. 특히 완도 지방에서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볼락에 소금을 뿌려 갓 구운 볼락구이를 최고의 밥 반찬이자 제수 반찬으로 쓴다.

볼락루어의 최대 매력은 간단한 채비로 풍성한 조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루어낚시 채비는 민물 배스낚시 채비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다만 대상 어종이 어떤 것이든 전용 장비를 쓰는 게 좋다. 기본 장비를 갖추고 나면 미끼가 되는 웜 구입에 조금만 신경 쓰면 된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볼락루어낚시용 웜은 수십여 가지가 될 정도로 종류가 다양하다. 같은 색상이라도 모양에 따라 공략 포인트와 수심, 물 색깔 등 여러 가지 주변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인조 미끼를 쓰는 루어낚시는 돈이 덜 든다’는 말도 이 낚시에 깊이 빠진 사람 앞에서는 무색하게 된다.

웜은 모양과 색상이 무척 다양하다. 볼락루어낚시는 이제 시작 단계에 있기 때문에 상활별로 어떤 모양이나 생각이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 꾼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다만 전문 꾼들은 그간의 경험으로 초록색과 붉은색 계통, 형광색 계통 웜은 기본적으로 갖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볼락루어는 주로 밤에 이뤄지므로 축광 기능이 있는 웜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물색에 따라 색상과 투명도를 결정하고 공략 수심층에 따라 크기와 색상을 선택하면 된다.

볼락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을 때는 물고기 꼬리 형태를 본떠 만든 웜을 쓰는 게 유리하다.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밝은 색, 얕은 곳에서는 어두운 색을 쓰는 게 일반적이며, 입질이 없을 때는 다른 색상으로 바꿔 가며 사용하는 게 기본 스킬이다. 또한 새우 모양의 웜은 바닥층을 공략할 때 사용하면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 일부 웜 중에는 향료를 섞어 후각과 미각을 자극하는 제품도 있다. 이 밖에 소프트 플라스틱이나 실리콘 소재 외에도 깃털, 하드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된 루어가 시판되고 있다.

볼루에서 가장 기본적인 테크닉은 릴을 천천히 감는 것이다. 디낚의 오계원 대표는 “1~2초당 릴을 한 바퀴 감길 정도로 슬로 릴링을 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바다루어인 농어루어낚시의 액션과는 릴링 속도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입질이 아주 없을 때는 3초에 한 번 감는 ‘데드 슬로 릴링(Dead Slow Reeling)’을 하라고 권한다. 이제 막 시작한 초보자들은 이처럼 천천히 릴링하는 것이 어렵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몇 번만 입질을 받아 보면 금세 익숙해진다. 또 한 가지 신경 써야 할 것은 릴링하는 동안 낚싯대가 움직이지 않도록 안정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겨울 볼루, 여름 오징어에깅

이 밖에 바다루어는 계절에 따라 대상 어종이 풍부하다. 전통적인 바다루어인 농어·우럭을 비롯해 갈치루어·호래기루어·대구지깅·부시리지깅·갑오징어에깅·무늬오징어에깅 등 다양하다. 지깅은 메탈로 만들어진 인조 미끼를 쓰며, 주로 선상에서 상하 액션을 취한다. 그래서 지깅 낚싯대는 웬만해서는 휘지 않는 강성을 쓰는데, 대구·부시리·방어 등 큰 고기가 대상이다. 에깅 또한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낚시로 에기(Egi)라는 전용 루어를 사용하며, 액션은 지깅처럼 상하로 한다. 갑오징어에깅과 무늬오징어에깅 또한 최근 들어 갑작스럽게 동호인이 증가했다고 조사들은 입을 모은다. 겨울 시즌 동안 볼락루어에 빠진 꾼들이 여름 시즌 볼루의 손맛을 이어가는 대체 어종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에깅 또한 전용 장비를 쓰는 게 일반적이다. 낚싯대는 일반 루어대에 비해 많이 길고 탄성도 좋다.

날씨가 차가운 겨울에 볼락을 낚기 위해서는 낚싯대 외에도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 일단 웜과 지그헤드가 망가지지 않게 담아둘 수 있는 태클박스를 구비하는 게 좋다. 태클박스는 수납하기 좋도록 칸막이가 있는 제품이 좋다. 볼락은 야행성 물고기이므로 플래시를 준비하는 게 좋다. 밤낚시용 플래시는 광량이 다소 약한 게 좋다. 불빛이 지나치게 밝으면 볼락이 놀라 도망칠 수도 있다. 활동성과 밝기를 높이기 위해 모자에 부착할 수 있는 LED 제품이면 더 좋다. 이 밖에 방한복과 장갑·모자 등 방한 장비도 꼭 챙겨야 한다.

김영주 기자

[J-HOT]

▶ 이문열 "세금 내고 군대 간 사람 쥐새끼·거지 떼 취급"

▶ 여성들이 콕 찝어 말하는 '남자의 못된습관'

▶ 결국 버림받은 국내 최고가 '57억 아파트'

▶ "호남기업 아닌데…" 금호아시아나 '동진 정책'

▶ 커피, 하루 몇 잔이 적당할까

▶ '대장금' 가장 싫다고한 중국, 그 이유는?

중앙SUNDAY 구독신청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