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복원 돕고 싶습니다' 61년 중수 참여했던 건축가 최용완씨

중앙일보

입력

1961년 숭례문 중수공사에 참여했던 최영완씨가 당시에 만든 기와 탁본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숭례문의 모든 부재를 하나하나 실측해 규격을 기록해 뒀습니다. 문화재청에서 요청이 올 경우 모든 자료를 보낼 겁니다."

1961년 시작 2년간 지속된 숭례문 중수공사에 참여했던 최용완(69.뉴포트비치)씨는 12일 중앙일보 OC지국을 방문해 숭례문 복원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대 건축학과를 나온 최씨는 중수공사 당시 도면 책임자로서 48장에 달하는 숭례문 설계도를 만드는 한편 건축에 사용된 모든 부재들의 규격을 측정해 스케치북에 그림과 함께 기록했다.

문화재 전문위원으로 일하다 1966년 이민 온 그는 당시 기록들을 용과 꽃 등 다양한 문양의 기와 탁본 30종과 함께 46년이 지난 지금까지 보관해 왔다.

1961년 당시 숭례문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여러 전란과 6.25 전쟁 때 입은 포격 피해로 인해 보수가 불가피했다. 중수공사는 숭례문을 해체하며 도면과 실측 기록을 작성하고 다시 도면을 보며 정확히 복원하는 절차를 통해 진행됐다. 이 때 적지 않은 목재들이 교체됐다. 최씨는 자신이 보관중인 부재 실측 기록이 복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숭례문은 조선시대 건축술의 정수가 녹아들어간 걸작이에요. 당시엔 부재들의 규격이 일정하지 않았아요. 그럼에도 선조들은 각기 다른 크기의 부재들로 조화를 이뤄내 엄청난 작품을 남긴 겁니다."

집에서 TV로 숭례문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내 집이 타는 것 같아 울었다"는 최씨는 부재 실측 기록과 중수공사 보고서 등을 다시 챙겼다. 당시의 건축술과 부재의 규격들을 그대로 이용해야 진정한 복원이 될 것이라 믿어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복원시 문화재 가치' 논란에 대해 최씨는 "중수공사 때 교체된 부재가 35%다. 목조 문화재는 일정 시간이 흐르면 목재를 교체해 줘야 한다. 수백년 전 목재가 남아 있느냐가 아니라 당시 건축술이 유지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USA중앙 임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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