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개국서 터진다, LG 월드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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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LG전자는 220여 개국에서 자동 로밍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전 세계 이통업계에 단독 공급하게 됐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유럽방식(GSM) 이통 업체들의 연합체 GSMA가 추진하는 ‘월드폰 프로젝트’의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GSMA는 SK텔레콤을 비롯해 영국 보다폰, 중국 차이나모바일, 미국 AT&T와이어리스, 일본 NTT도코모 등 217개국 700여 GSM 계열 이통업체가 회원으로 가입한 단체다. GSMA는 3세대(3G) 고속이동통신(WCDMA) 서비스를 확산시키기 위해 지난해 3G 단말기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3포올’을 진행해 왔다.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해 3포올에 이어 올해 월드폰까지 GSMA의 프로젝트를 연속으로 따내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2억5000만 대로 예상되는 3G 단말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WCDMA 서비스는 미주·호주 등과 유럽·아시아 지역의 주파수가 달라 자동 로밍이 불가능했다. LG전자는 모든 주파수를 지원하는 3G 휴대전화 2종(KM560 , KP330)을 개발해 이런 문제를 넘어섰다.

LG전자는 11일에도 CD 한 장 분량(700메가바이트)을 1분30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4세대 이동통신 신기술을 선보였다. MWC 행사장에서 HD 방송을 휴대전화로 전송하는 것을 시연했다. 60Mbps는 초당 영문자 6000만 자를 전송하는 속도다. 한국에서 이미 서비스되는 3세대 동영상 전화(WCDMA)보다 8배 이상 빠르다. 와이브로를 앞세워 차세대 표준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고 있는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와이브로를 GSM 망에 연결해 끊김 없이 음성과 데이터 통신을 쓸 수 있는 핸드오버 기술을 선보였다. 유럽방식을 쓰는 이통업체들도 차세대 표준으로 와이브로를 받아들이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한편 ‘세계 최고 휴대전화’의 영예는 소니에릭슨의 ‘워크맨폰’이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G600’, LG전자 ‘뷰티폰’, 노키아의 ‘6500 클래식’ 등 경쟁자를 제쳤다.  

김창우 기자

◇4세대 이동통신=휴대 단말기 사용자가 정지했을 때 1기가bps(1000Mbps), 이동 중에는 100Mbps 속도를 내는 차세대 통신기술.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 진화형)와 퀄컴이 제안한 MBWA(무선인터넷 진화형)가 이번에 LG전자가 시연한 LTE(유럽방식 진화형)와 표준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로밍=외국에서 자신의 단말기(임대하는 경우도 포함)로 해외 사업자 망을 이용해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 원래 다른 지역의 인터넷 접속업체를 이용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휴대전화 보급이 늘어나며 의미가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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