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이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리고도 울상이다. 충남 태안 기름 유출 사고라는 암초를 만나 회사가 성과급의 일종인 초과이익분배금(PS)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때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태안 사고로 회사가 사회적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는 마당에 보너스 잔치를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572억원으로 전년의 네 배 이상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삼성그룹에서 오랜 기간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다. 1990년대 말 삼성상용차의 부실을 떠안은 삼성중공업은 2004년까지 적자에 허덕였다. 조선업 경기는 풀렸지만 후판 가격 등 원재료비 급등으로 삼성전자 같은 회사가 자주 지급하는 이익분배금은 남의 떡이었다. 그러다 수년째 지속되는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올해 처음으로 적잖은 이익분배금을 지급할 계획이었다.
한 직원은 “태안 사고와 회사 실적은 별개라고 애써 생각해 이익분배금에 대한 미련을 가졌는데 결국 실망만 키웠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일부 사업부분 등 실적이 좋은 그룹 내 계열사는 이미 지난달에 연봉의 최대 50%까지 이익분배금을 지급했다.
최익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