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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신드롬 세계확산-NAFTA.南美 영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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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멕시코의 페소貨폭락및 뒤이은 美 달러貨의 약세는 국제 통화위기에 국한하지 않고 전세계 금융.무역질서에까지 파장을 미치고 있다.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체제가 동요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의 통화통합이 위협받고 있다.세계경제를 3분할 것으로예상됐던 지역통합구상이 심각한 시련에 직면한 것이다.이 와중에서 희생양이 되고있는 것은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한 나라들.멕시코사태 이후 국제 자금흐름의 변화와 경제블록내의 갈등구조를 특집으로 짚어 본다.
[편집자 註] 페소화 폭락사태로 야기된 멕시코의 경제위기가 좀처럼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오히려 북미의 캐나다에서 남미의 아르헨티나.브라질등 미주(美洲)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언제 위기가 진정될 것인가는 관심 밖으로까지 여겨진다.제2의멕시코사태가 어디서 터질 것인가가 오히려 관심사다.
그만큼 위기는 심각하다.
최근 달러화의 폭락도 미주 전역을 휩쓸고 있는 경제위기의 한단면이다.
불과 1년여전 NAFTA 체제가 출범할 때까지만 해도 미주는경제번영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미국과 캐나다의 자본.기술,그리고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을 묶는 환상의 경제통합은 조만간 남미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됐다. 미국의 1차 파트너가 된 멕시코는 다른 개도국들로부터 부러움을 한몸에 샀다.
그러나 이제 NAFTA의 앞길에는 짙은 먹구름 뿐이다.미국이멕시코를 돕기 위해 단행한 2백억달러의 금융지원은 과거 베트남戰 참전에 비유될 정도다.
미국은 일단 발을 들여놓은 이상 끝까지 멕시코를 책임져야할 형국이다.멕시코는 지난 9일 미국의 요구아래 경제위기 타개를 위한 강력한 긴축조치를 발표했다.
세금인상과 공공지출 삭감,공공요금의 대폭 인상등이 골자다.
그러나 상황은 오히려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긴축조치이후 멕시코의 단기금리는 92.5%까지 치솟았다.90%를 넘는 살인적 금리아래 과연 정상적인 기업활동이 가능할까.
기업들의 생산활동과 수출이 활기를 되찾아야 경상수지적자도 개선하고 외채도 갚아나갈텐데 희망은 찾아보기 힘들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탈출행렬과 이에 따른 페소화 하락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그동안 가장 많이 투자됐던 미국 자본이 당연히 탈출행렬의 선두다.외국자본이 떠나면서 멕시코인들은 일자리를 잃고 있다.NAFTA의 경제통합구상은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외국자본의 탈출은 멕시코에 그치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브라질등 남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물론 이들 나라의 경제여건은 멕시코보다 나은 편이다.브라질은지난해 1백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고 외환보유고도 3백90억달러나 된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6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지만 외환보유고(1백15억달러)가 멕시코보다 넉넉하고 물가도 한자리로 안정돼 있다.
그러나 경제성장과정에서 누적된 과잉 외채및 정부에 의한 인위적 환율통제등은 멕시코와 비슷하다.일단 외국자본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일순간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취약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그런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제2의 멕시코가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아래 외국자본이 발을 빼기 시작한 것이다. 급기야 멕시코와 아르헨티나는 환율을 평가절하하기에 이르렀고 특히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등으로부터 67억달러의 긴급 차관을 도입,급한 불을 꺼야 했다.멕시코사태만 아니었으면 잘 굴러갈수 있었는데 이웃을 잘못 만난 탓이 크 다.
선진국인 캐나다도 안심할 처지는 못된다.
캐나다는 국내총생산의 6%에 달하는 예산적자,국내총생산에 맞먹는 막대한 국가채무를 안고 있다.
또 퀘벡州의 분리운동에 따른 정치불안의 불씨도 남아 있다.멕시코사태를 계기로 이같은 약점이 새삼 부각되면서 캐나다 달러는최근 美 달러화에 대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金光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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