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서울勝負 시장후보 누굴 내세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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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자당 김덕룡(金德龍.서울서초을)총장을 비롯한 여권의 지방선거 책임자들은 17일 밤 비밀 대책회의를 가졌다.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 출마시킬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서였다.가장 큰 관심사항은 당연히 서울시장후보였다.
이들 앞에는 여론조사 결과가 놓여 있었다.전문기관에서 최병렬(崔秉烈)現시장,고건(高建)前시장,민자당 이명박(李明博.전국구)의원,신민당 박찬종(朴燦鍾.서울서초갑)의원,민주당 조세형(趙世衡.서울성동을).홍사덕(洪思德.서울강남을).이철 (李哲.서울성북갑)의원,이회창(李會昌)前국무총리,조순(趙淳)前부총리,황산성(黃山城)변호사등 서울시장에 거명되는 거의 모든 인사들을 대략 3~5파전 정도로 대진표를 짜서 각자의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였다. 조합의 수는 십여개가 넘었다고 한다.이 모든 경우에서높으면서 고른 지지도를 보인 인물은 신민당의 朴의원.어떤 상대와도 평균 34%대를 꾸준히 유지하며 높은 당선 가능성을 보였다고 한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바로 민자당의 고민을 반영한다.서울을 절대로 놓칠 수 없음에도 당선을 보장해 줄 후보가 없는 것이다.그래서 민자당은 신민당 朴의원의 영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밀사가 朴의원과 접촉하고 있 는 것으로 전해진다.그러나 朴의원을 민자당 간판으로 내세울 경우에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기존의 朴의원에 대한 지지자가 그대로따라오느냐 하는 점이 남는다.이에 대한 전망은 다소 비관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자당은 이에따라 崔現시장과 高前시장도 유력한 후보로 검토중이다.민자당이 주장하는 지방자치,즉 「서울의 살림살이」를 맡길인물로 적격이기 때문이다.상황이 어려워질 경우 이회창 前총리도배제하지 않을 것이다.
민자당은 이들을 당내경선에 출마토록 권유해 검증을 거치도록하는 동시에 지명도를 제고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민주당내에서는 조세형(趙世衡).한광옥(韓光玉.서울관악갑)부총재와 홍사덕(洪思德).이철(李哲)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오는 21일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들 4명을 불러 패널리스트 10명을 동원한 토론회도 연다.
문제는 이들 모두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많은 여론조사에서 민자당 입당설이 나오고 있는 신민당의 박찬종(朴燦鍾)의원에게 밀리고 있다는 것.이 때문에 민주당은 후보 선정을 미루고 외부인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김대중(金大中)亞太재단 이사장은 최근 내외연(內外硏)인사들에게『영입할 경우를 대비해 당내 주자들의 경선에 너무 깊이 개입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물론 趙부총재등은 영입여부에 관계없이 당헌에 따라 경선하자며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金이사장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영입인사로 결정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게다가 이기택(李基澤)총재도 영입에 비중을 두고있는 형편이다.
외부 영입대상으로는 조순(趙淳)前부총리,한완상(韓完相)前부총리,고건(高建)前서울시장,이회창(李會昌)前총리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 趙前부총리는 동교동측이 적극적으로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본인은『아직 공식제의를 받은 일이없다』고 말하고 있다.韓前부총리는 80년대 초까지 金이사장과 일하다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선거참모로 옮겨가 부총리까지 역임한 전력 때문에 본인이 고사하고 있다.高前시장도 민주당측과의 접촉조차 부인하고 있으나 민주당 내에서 가장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가운데 한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의외의 인물이 영입될 여지도 있다.동교동계 한 핵심의원은『민자당 후보를 봐가며 전혀 뜻밖의 인물이 영입될 수도 있다』며 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金鎭國.金敎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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