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세계미술시장>고전 거장회화에 관심집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새봄을 맞아 소더비와 크리스티등 세계적 경매회사가 미술시장의경기회복을 기대하며 본격적인 봄시즌 경매를 준비하고 있다.지난해말 오프시즌에 들어간 경매시장의 사정으로 일시 중단한 「트렌드 세계미술시장」을 이번주부터 격주로 다시 연재 한다.필자 루스 콥 여사는 런던 소더비스본사에서 10년 넘게 시장분석을 담당해온 미술시장 분석가로서 현재는 프리랜서 기고가로 활동중이다. [편집자註]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올해 경매는 사실상 지난 1월부터 시작됐다.뉴욕에서 열린 1월 경매는 고전거장(古典巨匠)회화와 유럽미술품들이 주를 이뤘다.신뢰할만한 명사(名士)들이 소장한 미술품과 특히 유명한 발레리나였던 루돌프 누레예프의 유품도 함께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경매결과는 미술시장이 대체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었다.어떤 면에선 예상치 못했던 이변도 속출했다.기록적인 가격을 예상했던 품목들이 형편없이 약세를 보인 반면 누레예프가 입었던 무대의상등 다소 낯선 부문이 예상밖의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고전거장 회화 경매는 호사가들의 입방아로 몹시 시끄러웠다.미국의 유서깊은 미술관들에서 오래전부터 대여전시돼온 작품들이 경매에 나와 논란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특히 이 물건들이 개인에게 낙찰될 경우 뉴욕주 최고법원이 국가적 유물이 란 명목으로구매자들에게 반환명령을 내릴지 모른다는 소문까지 나돌기도 했다. 소더비스의 고전거장 경매는 이런 가운데 예정대로 1월12일열렸다.대부분이 1백년 넘게 한번도 미술시장에 나온 적이 없었던 작품이란 점과 베일에 가려진 출처등에 힘입어 경매에 오른 1백83점은 단 7점만 제외하고 모두 낙찰됐다.총 낙찰가격은 1천2백20만달러.
하이라이트는 중세(中世)이탈리아의 유명한 패트론집안이었던 로렌초 메디치가(家)에서 생일축하용으로 만든 쟁반그림 『명예로운승리』였다.책으로도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경매전 3백만~4백만달러가 예상됐지만 결국 2백20만달러에 낙찰돼 경매회사를 실망시켰다.
그것도 경매가 열리기 전 3개의 미술관이 이번 세일에서 미술관들에게 선매권이 있음을 주장하고 나서서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을 오랫동안 대여전시해왔던 메트로폴리탄미술관도 그중 하나였으며 결국 이 작품은 경매절차를 통해 메트로폴리탄이 2백20만달러에 구입,영구소장하게 됐다.
뉴욕의 주요한 파트론이었던 앨리스 튈리의 소장품을 다룬 크리스티경매 역시 성공을 거둬 50여점의 고전거장회화로 5백40만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이 세일에서도 이변이 속출,당초 3백만달러를 예상했던 베니스작가 프란체스코 과르디(17 12~1793)의 『베니스운하』는 거의 관심을 끌지못했고 오히려 안토니오카날레토(1697~1768)의 『산 지오르지오 마지오레 섬』이1월경매에서 두번째로 높은 가격인 2백9만달러에 낙찰돼 주위를놀라게 했다.
이밖에 개인소장가들이 내놓은 고전거장 회화경매 역시 우수한 판매실적을 올려 크리스티 내부에서는 『이 분야에서 몇년만에 가장 좋은 실적을 올렸다』고 자평했다.크리스티의 시장전문가는 『이런 결과는 미술시장의 상승세를 반영한 것』이라며 올해 경매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했다.
루스 콥(미술시장 분석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