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1일째 팔자' 일단 멈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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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외국인 매도 공세가 마무리 되나’.

지난달 21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 투자자가 1일 순매수로 전환하자 증권가의 시선이 외국인으로 쏠렸다. 지난달 외국인 매도 물량는 하루 평균 4000억원이 넘었다. 그러나 월말이 가까워지면서 매도 공세가 눈에 띄게 누그러졌다. 31일엔 순매도가 173억원에 불과했고 1일엔 순매수로 돌아섰다. 더욱이 지난달 25일부터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사흘 연속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공매도(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떨어진 뒤에 사서 주식으로 갚는 것)’ 규모도 크게 줄었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해석이 분분하다. 외국인이 팔 만큼 판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국 기업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져 실적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시장만 보면 외국인 매도 물량이 많지만 전 세계를 상대로 거래하는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아직 한국 비중이 높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유럽의 투자자 입장에선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이어 신용카드와 자동차 담보대출로까지 부실이 확산하면 아무래도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주식부터 팔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거래소 시장에서 8조544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새해 개장 첫날인 지난달 2일에만 69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뒤 21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853.45(지난해 말 종가)에서 지난달 말 1624.28로 12%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 매도가 집중된 일부 조선주는 40% 넘게 빠지기도 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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