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의 ‘인도 드라이브’ 올 53만대, 이 나라에 깔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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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2일 인도 남부 최대 도시 첸나이. 현대자동차의 인도 제2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공장의 인도인 직원들 가슴에는 이렇게 적힌 배지가 붙어 있었다. ’53 FORCE’. 현대차가 목표로 삼은 인도 내에서의 판매 대수였다. 마침 준공식에 참석한 정몽구(사진(右))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올해는 인도에서 53만 대 판매(수출 포함)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i10

◇i10으로 성공 신화 이어간다=정 회장의 포부는 제2공장에서 시작될 것 같다. 이곳은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인도에 출시한 소형 해치백 모델 i10의 전용 생산공장. 연간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다. 상트로(한국명 아토즈)와 엑센트를 생산하는 제1공장(30만 대)과 합치면 60만 대 생산이 이뤄지게 된다. i10은 상트로와 배기량은 같지만 높이가 4㎝ 낮고, 길이가 7㎝ 더 길어 보다 세련된 디자인을 뽐낸다. 인도 소형차 최초로 조수석 에어백도 달았다. 이 때문에 인도 젊은층 사이에 폭발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격이 778만∼913만원으로, 상트로(620만∼858만원)보다는 비싸지만 출시 두 달 만에 1만4451대가 팔렸다. 지난해 인도의 언론매체 다섯 곳이 주관한 ‘올해의 차’ 선정에서 한 군데만 빼고는 모두 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첸나이의 현대차 전시장에서도 i10의 인기는 컸다. 한 정보기술(IT )업체 직원 아르차나는 “상트로를 사려 했지만 디자인이 더 스포티한 i10으로 마음을 돌렸다”고 말했다. 변호사 발라찬더는 “우리 가족은 EF쏘나타와 상트로를 이미 갖고 있다”며 “i10은 작지만 강한 차여서 세 번째 차로 구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인도 남부지역의 판매를 담당하는 김영상 부장은 “일반 근로자보다 10배 이상의 봉급을 받는 IT 근로자들이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내친 김에 후속 모델까지=1998년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는 지난해 현지업체 마루티(52%)에 이어 점유율 2위(17%)를 기록했다. 상트로 인기몰이가 대단했기 때문이었다. 상트로는 지난해까지 86만 대가 팔린 베스트셀링 카다. 현대차는 올해 i10 전용인 제2공장 준공 여세를 몰아 지난해보다 판매량을 62.2%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상트로와 i10을 ‘인도 국민차’로 만들 심산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대차는 하반기에 쌍트로 LPG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9월엔 겟츠(한국명 클릭)의 후속 모델 i20도 추가로 내놓을 예정. 세계 소형차 시장의 전쟁터인 인도에서 텔코(타타그룹)·마루티·도요타·르노와 당당하게 맞붙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그러나 당분간은 가격보다는 품질로 승부하기로 했다. 정몽구 회장은 준공식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당장 타타자동차의 소형차 나노와 가격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상트로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신차 개발을 구상 중이지만, 이 차를 개발하는 데 적어도 3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첸나이(인도)=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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