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박용석 기자 parkys@joongang.co.kr
그동안 MS의 구애를 외면해 온 야후의 창업자 제리 양은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긍정에 무게를 더 뒀다. 이에 따라 MS-야후의 연합전선이 구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골드먼삭스는 “야후에는 다시 잡기 힘든 기회”로 평했다. 미국 의회는 8일 MS의 야후 인수 시도와 관련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국내 포털을 대표하는 NHN과 다음의 경영진도 휴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요즘 인터넷 시장의 돈벌이는 검색과 광고 시장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허진호 회장은 “세계 인터넷 검색 및 광고 시장은 2006년 250억 달러, 지난해 400억 달러로 불어났으며 2010년엔 8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구글이 최강자다. 2006년 매출 106억 달러 가운데 93%를 이 분야에서 거둬들였다. 구글의 미국 검색시장 점유율은 56%에 달한다. MS와 야후는 각각 13%, 17%에 불과하다. 가톨릭대 서효중 교수는 “MS는 야후를 인수할 경우 최근 인터넷 시장이 PC와 소프트웨어 기반에서 웹 중심으로 옮겨가는 추세에 올라탈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5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 야후 이용자와 오버추어 등 인터넷 광고 기술을 무기로 자사 인터넷 관련 서비스 SW의 힘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제리 양, 응할 가능성=야후는 지난해 실적 악화로 테리 시멜 CEO를 교체하고 후임에 제리 양을 다시 불러들였다. 그럼에도 직원들의 이직은 이어지고 광고 매출과 순익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1000명(전체 직원의 7%)을 해고하겠다는 발표도 그래서 나왔다.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M&A 시장에서 몸값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머가 두둑한 웃돈까지 얹어주면서 인수를 제안했으니 야후는 거절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에릭 슈미트 CEO 등 구글 경영진은 MS의 선전포고에 대응하기 위해 유선 인터넷 시장에서 한발 더 나아간 휴대전화 관련 무선 인터넷 시장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그동안 PC 운영체제 등 SW와 상관 없이 웹상에서 모든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언제 어디서나 접속) 세상’을 열겠다고 밝혔다. 유·무선 사이트에서 검색은 물론 사무·여가·지도·지역 및 쇼핑 정보까지 무료로 서비스하면서 돈은 광고로 벌겠다는 발상이다.
NHN과 다음은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야후나 구글의 비중이 미미해 당장 걱정은 안 하지만 일단 예의주시하고 있다. 네이버 채선주 실장은 “구글과 야후의 국내 검색시장 점유율은 각각 2.1%, 4.3%지만 MS-야후의 M&A가 성사될 경우에 충실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창우·이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