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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키즈] ‘레디 고 !’… 얘들아 영화랑 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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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미지 홍수 시대다. TV·영화·게임에 둘러싸여 사는 요즘 아이들. 책 읽기 못지않게 중요한 게 영상읽기다. 소위 영화언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게다가 UCC 시대다. 각종 디지털 기기의 발전으로 모두가 감독이 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어린이영화제도 심심찮게 열린다. 한국영상자료원이 『감각을 깨우는 영화창작놀이』(보리별 출간)를 냈다. 어린이 눈높이를 겨냥한 영화놀이 책이다. 활자 못지않게 중요한 영상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놀이를 간추렸다. 설 연휴 아이들과 즐겁게 따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연상놀이

영화는 시각·청각의 종합예술이다. 촉각·미각·후각도 이미지와 소리로 표현한다. 또 영화는 이미지의 연속체다. 앞과 뒤의 자연스러운 관계가 중요하다. 논리력과 상상력이 기본이다.

①이미지(이야기) 상상하기=놀이터 연상놀이를 해 본다. ‘놀이터→모래→바닷가→파도→물보라→거품→목욕’이 있을 수 있고 ‘놀이터→정글짐→정글→호랑이→곶감→가을’도 가능하다. ‘팝콘’이란 단어에선 옥수수·극장·놀이동산·목련꽃, 그리고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생각할 수 있다. 핵심은 단어와 단어 사이의 연계성이다. 아이들에게 여러 개의 단어를 제시하거나 선택한 단어에 해당하는 이미지를 찾아보도록 한다.

또 여러 장의 사진(그림)을 보여주며 그것들을 연결하는 에피소드를 만들어 보게 한다. 가족들이 둘러앉아 끝말잇기처럼 해도 좋다. 가족사랑이 절로 다져진다. ‘먹는다’ ‘잠잔다’ 등을 단어에 맞는 동작을 해 보게 하고, 다른 친구(가족)들이 그 단어를 맞혀 보도록 한다. 동작 여러 개를 연결해 이야기를 만들면 더욱 좋다.

②소리와 이미지=강아지가 낑낑대는 소리를 듣는다고 가정해 보자. (강아지가) “아픈 걸까” “배가 고픈 게 아닐까” “화장실을 가고 싶은 건가” “어미를 찾는 걸까”. 다양한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 동시에 그 장면에 해당하는 냄새·촉감 등도 머릿속에 그릴 수 있다. 아이들에게 특정한 소리를 들려주고, 그 소리에 담긴 감정을 말로 표현해 보도록 한다.

또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는 어떨까. ‘스스스’ ‘사스사스’ ‘스기소기’ ‘푸소소’ 등등. 이들 소리를 입으로 흉내내 보자. 우리가 지금껏 ‘교육’ 받아 온 소리가 얼마나 많은 선입견으로 이뤄진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사물(얘기)이 많이 담긴 사진을 보여 주며 그 속에 담긴 소리, 사물(인물)과 사물(인물)의 관계를 설명해 보도록 한다. 단 강요하면 안 된다. 아이들의 판단에 맡긴다. 유성영화도 이런 과정 속에서 탄생했다. 

◇매체놀이

영화는 사람(연기)과 기계(카메라)의 만남이다. 카메라의 네모난 프레임 속에는 수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다. 단 그것은 선택의 문제다. 사람에 따라 그에 담기는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영화 또한 주변에 대한 세밀한 관찰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①‘나’를 들여다보기=강아지·친구·나무·자동차 등 영화의 대상은 무한하다. 그를 수용하는 주체는 ‘나’다. 스케치북에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성격·표정 등을 적어 본다. 또 최소 두 명씩 짝을 지어 서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본다. 내가 그린 내 자신과 가족, 또는 친구가 찍어 준 사진을 비교해 본다. ‘나’의 다양한 측면, 나아가 인간관계(사회)의 기초를 배울 수 있다.

카메라로 사진의 신체 곳곳을 찍어 본다. 다양한 각도와 크기로 찍는다. 각 부위를 잘라 콜라주를 해 본다. 자신의 모습이 낯설어 보일 수 있다. 목소리도 녹음해 본다. “이 코맹맹이 소리는 누구 소리야” 같이 ‘녹음된 나’와 ‘내가 생각했던 나’가 다를 수 있다. 웃음·울음·고함·트림·딸꾹질·방귀·재채기 등 모든 소리를 녹음해 그에 해당하는 그림과 결합해 본다.

②카메라 촬영=카메라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담아 내지 않는다. 찍는 사람의 주관이 들어간다. 촬영자나 피사체나 정지된 이미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한다. 그네를 타면서, 혹은 달리면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 본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찍을 수도 있다. 사진이 꼭 선명하고 뚜렷하게 나와야 할 이유도 없다. 동일한 대상도 가까이, 혹은 멀리서 찍어 본다. 같은 사물을 손의 각도를 조금씩 움직여 가며 찍은 다음 그것을 묶어 넘겨 본다. 애니메이션 기법과 다름없다.

글=박정호 기자,그림=도서출판 보리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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