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漢大 자원봉사 학점제 첫실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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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3일 오전11시 서울광진구구의동 정립회관 탁구장.
탁구교실 자원봉사를 나온 한양대 최명기(崔明基.22.건축공학4)군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장애인 이완수(李浣洙.56)씨의탁구공을 받아넘기느라 쩔쩔매고 있었다.
『봉사란 특별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일로만 여겨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몸이 불편한 분들을 곁에서 간단히 도와주는 것이 봉사란 걸 깨달았어요.』 탁구교실 교사로 초빙(?)된 崔군은 금방 들통난 자신의 실력이 부끄러운듯 머리를 긁적이다 李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바닥에 흩어진 탁구공들을 주워 담기 시작했다. 이번 학기부터 국내 처음으로 사회봉사를 정식과목(1학점)으로 채택한 한양대가 첫수업을 실시한 이날 崔군을 비롯한 2천여명의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했다.
종로구 한국유니세프에서는 김태호(金泰鎬.25.관광학4)군등 5명의 학생들이 르완다.소말리아에서 기아에 허덕이는 아동들의 구호기금으로 보내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이 승객들로부터 모은 전세계 1백40여개국의 갖가지 동전을 국별로 분류했다 .
서울송파구 가락동시장 정농생활협동조합에서는 이규만(李規晩.20.산업공학1)군이 농촌에서 올라온 배추와 달걀을 실어나르며 구슬땀을 흘렸다.
또 다른 학생들은 일주일에 세시간씩 시각장애자를 위해 컴퓨터에 점자도서를 입력하거나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글교육을 하기도했다. 이외에도 응용미술학과 학생 40여명은 밋밋하기만한 서울시내 일부 담벼락을 멋진 그림으로 장식하고 건축공학과 학생 30여명은 동문회의 도움을 받아 무주택자에게 네채의 집을 지어주기 위해 준비작업을 시작했다.
한양대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한국시각장애자협회.원광장애인복지관등 40여 사회단체들에 의뢰,학생들이 자원봉사할 이같은 2백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한양대 사회봉사단 주성수(朱聖秀)교수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고 요즘 젊은이들이 자신밖에 모른다고 질책하는 어른들의 걱정은 단지 기우에 불과한 것임을 느꼈다』며 『학생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봉사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일 상생활속에서이웃을 위해 사소한 일을 실천하는 것임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말했다. 〈金俊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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