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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고승열전"펴낸 출판인 윤청광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3면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그분들은 전설속의 인물이 돼버리고 만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따라서 자료를 모으고 생전에 교류가 있던 분들을 찾아다니며 그분들의 삶의 편린들을 모아 정리하게 됐지요.』 한국 근세불교사의 큰 줄기를 이어온 큰스님 열분의 삶과 수행자세를 10권의고승열전으로 정리해낸 출판인 윤청광(尹靑光.55)씨.
불교신문 논설위원으로 오래 일했고 법정스님이 제창한「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 운동」본부장으로 있는 그는 지난 92년 청담스님의 일대기『마음에 타는 불 무엇으로 끄려는고』를 첫권으로 효봉.만암.동산.금오.만공.전강.고암스님에 이어 최 근 경봉스님의 일대기를 다룬『물처럼 사노라면 후회없으리』까지 20세기 한국불교사를 수놓은 큰스님들의 행적을 정리했다.
『알려지지 않은 부분들은 도반.제자.생전에 인연을 나눈 사람들을 수소문해 찾아가 밤을 새우며 인터뷰로 메웠습니다.노스님들중에는「그거 알아서 뭘해」「기록해서 뭘하려고」라며 거절하는 분이 많아 설득하는데만 며칠씩 걸리기도 했어요』.
인터뷰한 사람만 3백여명에 달하는 고된 작업이었다.이를 통해새로운 비화도 많이 발굴했다.
자신은 아침 죽과 점심공양 두끼로 때우면서 시주금은 모두 품삵으로 주며 빈민구제사업을 펼치고「선농일여(禪農一如)」를 실천토록 제자들을 가르친 만공스님,의대졸업을 앞두고 백용산스님의 법문을 들은 뒤 『마음의 병을 고치는 부처님이 가 장 큰 의사』라며 출가귀의해 고승이 된 동산스님,출가후 호적을 정리하기 위해 고향에 들렀다가 노모의 청을 뿌리치지 못해 옛부인과 동침,딸을 낳은 후 출가까지 시켰던 청담스님,입적할 때까지 시주금으로 염주와 책을 사 절에 오는 사람들 에게 모두 나누어 주었던 고암스님 등.
『그분들의 일생속에 들어가 보면 큰 이적보다는 평범한 삶속에서 감동을 주고 가르침을 베풀고 있습니다.
척박하고 가난하며 어렵던 시대,그분들의 잔잔한 삶의 가르침이오늘날까지 우리가 그 모든 것을 이기고 이만큼이라도 심성을 지켜올 수 있게한 버팀목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의 가르침이 더욱 확산돼 보다 좋은 사회가 이루어질수 있기를 바랍니다.』 〈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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