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트렌드>포스트 모더니즘의 다양선 선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과거 문학예술이나 문화평론에서 무성했던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관심의 크기에 비해 그것의 이론적 성과는 그 관심을 충족시키지못했던 것이 현실이다.그러나 최근 포스트모더니즘이 던져놓은 이론적 문제를 다루는 책들이 활발하게 출판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에서 핵심적 개념은 「근대성(모더니티)」이라는 개념이다.일반적으로 서구 근대의 삶과 사회를 지배해왔던 규준으로서의 이성주의의 철학적 원리를 가르키는 「근대성」은 「탈근대」의 근거가 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최근들어 「모 더니티」개념과 그것의 우리사회에의 적용을 다룬 책들이 많이 출판되는 것도그 때문이다.
국내 연구자들이 「근대성」개념과 우리 사회에의 적용가능성을 살피고 있는 『모더니티란 무엇인가』(민음사)와 포스트모더니즘의문화논리와 정치경제적 변화 사이의 연관성을 추적하고 있는 『포스트모더니티의 조건』(하비.한울)이 그 대표적 경우다.「근대성」을 둘러싼 논쟁에서 상반된 입장을 대변하는 대표적 저서인 『현대성의 철학적 담론』(하버마스.문예출판사)과 『포스트모던의 조건』(리오타르.민음사)도 이 범주에 속한다.
주로 문화나 예술영역에서 나타났던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논의는 사회이론 쪽으로 확대되었고,이와 아울러 최근 「모더니티」에대한 이론적 문제들이 명확히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근대적 이성의 독단성을 해체하고 사회의 다양한 차이와 타자성을 그 원리로 하는 「탈근대」가 「근대」와 완전히단절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리오타르),아니면 양자 사이의연속성을 바탕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을 모더니즘 속 에서 생겨난 일종의 위기 가운데 하나로 보아야 할 것인가(『포스트모더니티의 조건』)하는 명제다.
다른 하나는 「모더니티」가 아직 유효한 기획인가 하는 것이다.이성의 부정적 결과를 강조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역사적 현상으로서의 「모더니티」가 극복돼야 할 것으로 본다.반면 하버마스는「모더니티」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고 본다.그는 규범적 합리화를 통해 지금까지 경제및 관료체계의 과잉합리화로 야기된 병리적현상을 치유함으로써 역사가 진화해 나갈 것으로 본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 논의는 사회주의도 근대적 기획의 하나로 간주해 자본주의대 사회주의라는 정치경제학적 구도를 무의미한 것으로 만드는 이데올로기적 효과를 낳고 있다.거대이론에 기초한 기존의 권력을 해체하면서 미시이론에 기 초한 새로운권력을 구축하고자 하는 권력동기가 명확해진 것이다.

<김창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