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의 눈" 감동부르는 추억의 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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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50년대 할리우드 영화로 올드팬의 기억에 아직도 남아 있는 『킬리만자로의 눈』이 3월초 비디오로 국내 첫 출시됐다.
그동안 시내 극장에서 개봉된적이 있고 TV에서 여러차례 방영되긴했지만 언제 다시 봐도 싫증 나지 않는 추억의 명화다.휴일한때 거실에서 중년부부가 오랜만에 데이트시절의 기분을 되살리기엔 안성맞춤이다.
그레고리 팩.수전 헤이워드.에바 가드너등 할리우드의 영원한 은막스타들이 한창 젊었을 시절의 매력넘치는 모습을 감동적인 스토리와 함께 감상할수 있기 때문이다.
헤밍웨이의 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이 영화는 지금 찍어도 아프리카를 이만큼 카메라에 잘 담아낼수 있을까 할 정도로 화면마다박진감이 넘친다.
케냐 밀림지대에서의 사냥 장면,하마때의 습격 장면은 볼만하다.80년대 작품으로 얼마전 국내에서도 소개된바 있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보았던 아프리카 정글과는 또다른 밀림지대의 원시감을 느낄수 있다.
스토리도 가슴을 촉촉히 적셔줄 만큼 애절하다.
전직 기자출신으로 작가의 꿈을 키우는 해리(그레고리 팩 扮).화사한 모습의 신시아(수전 헤이워드 扮)가 펼치는 파란만장한사랑과 비극적 이별은 가슴 찡하다.
아프리카 여행후 신시아와 헤어진 해리는 원하는대로 유명작가가되고 백작부인 리즈(에바 가드너 扮)와의 만남.그러나 신시아에대한 해리의 애틋한 그리움은 갈수록 커지고….신시아를 찾아 스페인까지 달려간 해리.스페인 내전의 치열한 격 전장에서 이루어진 두사람의 극적인 해후장면은 코끝이 시큰하다.
부상한 신시아가 한시도 못잊던 해리의 품에 안겨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속삭이는 사랑 고백.호송병을 외치는 해리의 절규.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다시 한번잡고 싶게 만들 정도로 감동적이다. 그레고리 팩과 에바 가드너의 담뱃불 붙이는 장면,롱샷으로 잡히는 킬리만자로의 눈풍경.간간이 삽입된 아코디언과 기타의 감미로운 멜로디는 영화를 다 본뒤에도 오래 남는다.
金光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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