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貢獻-봉건시대 천자에 값진특산품 바친데서 유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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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공(貢)은 정교한 것(工.巧와 동일)이나 값진 것(貝)을 뜻하며 헌(獻)은 옛날 중국 궁중 제사때 제물로 호랑이 가죽(호.虎의 생략)과 가마솥(격)에 푹 삶은 개(犬)고기를 바친데서(獻)나온 글자다.
따라서 獻의 본 뜻은 제물을 「바치다」가 된다.
중국은 땅이 넓어 천자는 지방에 여러 제후를 두어 다스렸다.
둘의 관계는 종속적이지만 형식에 불과할 뿐 제후는 독자적으로 나라를 다스렸다.
이를테면 철저한 지방자치제였던 셈이다(封建制度).다만 매년 일정한 시기에 제후는 천자를 뵙고(朝謁)1년간의 정치를 보고하면서 「저는 신하입니다」라는 내용을 확인하는 것으로 그쳤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남을 방문할 때 빈손으로 가는 것은 실례였다.그래서 제후도 성의를 표하기 위해 약간의 선물을 휴대하곤 했다.
하지만 앞서 말한대로 중국은 「땅이 넓어 없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地大物博)어지간한 선물로는 천자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그래서 제후들은 자기 지방의 특산품(貢)을 골라 바치곤 했는데(獻)그것이 「공헌(貢獻)」이며 천자를 뵙고(朝謁)貢獻하는것을 합쳐 조공(朝貢)이라고 한다.
이렇게 보면 貢獻은 봉건시대의 산물인 셈이다.
지금도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보다는 「기여(寄與)」라는 말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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