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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수퍼보울, 올해도 대박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챔피언 결정전인 수퍼보울(Super Bowl)이 다음달 3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피닉스대 경기장에서 열린다. 수퍼보울은 미국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경기 당일은 국경일로 여겨질 정도로 축제 분위기다. 그만큼 경제적 효과가 막대하다.

 미국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26일 수퍼보울을 중계하는 폭스TV의 30초당 광고가 사상 최고인 270만 달러(약 26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240만 달러)보다 12.5% 늘어난 것이다. 코카콜라와 경쟁하는 펩시콜라는 이런 비싼 광고 시간에 60초짜리 수화광고를 내보낼 방침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폭스TV는 수퍼보울 광고와 예고편 광고 등으로 모두 2억7500만 달러를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지역 경제도 짭짤한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애리조나 수퍼보울 준비위원회는 수퍼보울이 지역 경제에 4억~5억 달러의 이득을 안겨 줄 것으로 내다봤다. 수퍼보울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이 숙식하며 쓰는 돈에다 각종 이벤트 비용, 지역 광고 효과를 감안한 금액이다. 위원회는 개최지 호텔 증축과 보안 강화 등에 2000만 달러를 썼는데도 엄청나게 남는 장사를 하는 것이다. 애리조나주가 1996년 수퍼보울을 유치했을 때 지역 경제에 3억60만 달러의 이득을 안겼고, 세금 수입도 27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자리도 6100개 늘어났다.

 스낵업체와 음료수·맥주업체도 수퍼보울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1년 중 가장 많은 판매액을 기록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수퍼보울이 열리는 날이면 스낵과 콜라·맥주 등을 잔뜩 산 뒤 TV로 경기를 시청하며 먹고 마셔 댄다.

펩시콜라 계열 스낵업체인 프리토레이의 대변인 오로라 곤살레스는 “수퍼보울이 가까워지면 감자칩과 토티야칩의 생산량을 1000만 파운드(약 454만㎏) 이상 늘린다”고 말했다.

 가전업계도 수혜를 본다. 수퍼보울을 더 크고 선명한 화면에서 보기 원하는 많은 사람이 이때를 맞춰 고화질(HD)TV를 사기 때문이다. 미국 가전협회는 지난해 수퍼보울로 HDTV 판매액이 22억 달러 늘어난 것으로 집계했다. 미 가전 양판점인 베스트바이의 대변인 브라이언 루커스는 “가족과 친지들을 TV 앞에 모이게 하는 행사로는 수퍼보울이 거의 유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바이는 수퍼보울 시즌 동안 HDTV와 디지털 케이블 계약, 홈시어터용 오디오 기기, 차세대 DVD 플레이어 등을 묶어 할인행사를 하고 있다.

 선수들도 거액을 챙긴다. 우승팀 선수는 1인당 7만8000달러를 받는다. 준우승팀 선수도 4만 달러를 벌게 된다. NFL은 입장권 판매만으로 올해 5760만 달러(장당 평균 800달러)를 벌어들일 전망이다. 그 밖에 수퍼보울 상징과 마스코트 등이 새겨진 옷과 모자 등의 판매로도 거액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1997년의 경우 이런 판매금액이 1억2500만 달러에 달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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