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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要경계 파생금융상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세계 금융시장을 일대 혼란에 빠뜨린 영국(英國)베어링은행의 파산위기가 과연 우리에겐 강건너 불일까.대답은『아니오』일 것이다.우리 금융시장에서도 이미 극히 제한된 범위로나마 문제의 「파생(派生)금융상품」을 거래하기 시작했고,96년부 터는 그 문호를 더 넓힐 계획으로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파생금융상품이라는낯선 금융거래를 본격화하기에 앞서 그것이 갖는 파국적 요인을 가급적 예방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 파문을 경계해야 할 또 다른 이유는 베어링은행의 파산위기가 유럽에서는 환율위기로,아시아에서는 증시(證市)위기로번지는 汎세계적이고 다면적(多面的)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소규모로 출발했지만 세계 파생금융시장에의 참 여를 늘리고 있는 국내 외국환은행들이 이 위험한 거래에서 손실을 볼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봐야 한다.연간 거래액은 94년 4천4백억달러,1년전보다 51.5%나 증가했다.실제로 지난 89년 광주은행의 외환거래 손실도 파생금융상품을 잘 못 거래한 것이 원인이다. 금융당국은 펀드매니저의 손실한도액을 엄격하게 제한해 놓은 국내 외환제도 때문에 우리 은행들이 손실을 볼 위험의 정도는 작다고 말한다.또 국내은행들이 투기거래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장치도 있다고 말한다.그러나 미래의 환율이나 금리를 예측하고 거래하는 파생금융상품은 그 속성상 투기적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모험적 도박(賭博)심리가 작용하지 않을 수 없게 돼 있다.베어링은행도 싱가포르지점의 28세짜리 딜러의 모험거래 때문에 8억달러의 손실을 본 것이 파산원인이 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파생금융상품은 각국의 금리.환율.주가지수등의 불안정한 변동으로부터 안전확보를 위한 일종의 변칙거래적인 성격을 띠고 출발했다.그러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정부마다 이들 금융.
통화지표의 안정을 위해 애쓰고 있다.때문에 안전확 보를 위한 노력이 과연 투기까지 감행할만큼 필요한가.다시 말해 이런 종류의 거래가 꼭 필요한 것인가가 의문인 것이다.이 거래제도의 본격도입은 정밀 검증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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