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망경>농구대잔치 플레이오프 문제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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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농구대잔치 플레이오프 경기제도는 너무 불합리하다」.
농구대잔치는 지난 93~94시즌부터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로 나눠 경기를 치르고 있다.미국 프로농구 NBA의 제도를 원용,정규리그 8위팀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챔피언 타이틀을 가리도록한 것이다.
올시즌 역시 마찬가지 방법으로 플레이오프 1,2라운드를 거쳐챔피언결정전을 벌이도록 했다.
그런데 남자부의 경우 정규리그 1,2위팀이 모조리 탈락,3위인 기아자동차와 8위인 삼성전자가 결승에 진출하게 되자 제도상의 모순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리그 1-8,5-4,3-6,7-2위가 1라운드에서 맞붙게 돼 있다.이론상 1,2,3위팀이 약체팀을 만나게 되므로 매우 합리적인 것같지만 실질적으로는 정반대다.
올해 정규리그 1,2위팀은 연세대와 고려대.연세대는 13연승을 거뒀고 고려대는 11승2패를 기록했다.그러나 연세대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8위팀 삼성전자에 1승2패로, 고려대는 2라운드에서 3위팀 기아자동차에 1승2패로 무릎을 꿇었다.1위팀이 승리했을 경우 4-5위팀 승자와 겨루게 되는 어드밴티지는 8위팀 삼성이 고스란히 탈취했다.
NBA의 경우에는 연간 게임수가 많으므로 레귤러 시즌 성적이시드배정의 기준이 될 수 있다.그러나 농구대잔치처럼 풀리그 한번으로 정한 순위를 플레이오프 시드 배정의 근거로 삼기에는 무리다.이 제도가 계속된다면 누가 정규리그에서 최 선을 다하겠는가.최근 농구전문가들은 새로운 경기방식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주목할 내용으로는 프로야구제도를 도입,▲3위이하팀들에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하는 방안▲플레이오프 진출팀을 4팀으로 줄이고 3-4위 승자와 2위팀이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결승에서는1위팀에 1승을 먼저 부여하는 방안 등이다.
이밖에 기왕 미국식 제도를 도입하려면 NBA와 NCAA를 분리운영하듯 대학리그와 실업리그를 완전히 분리해 운영함으로써 불필요한 자존심 대결로 선수를 다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許珍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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