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美차관보 訪韓 무얼남겼나-對北경수로 한국형 명시異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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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윈스턴 로드 美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일행이 25일3박4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떠났다.
그의 방한은 최근 韓美와 북한간에 한국형 경수로 채택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첨예한 논쟁 때문에 상당한 주목을 끌었다.
특히 미국 회사의 이름으로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고 한국은 경수로 공사에서 「실질적인 중심적 역할」만을 담당하는 이른바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을 내놓고 우리 정부에 수용토록 설득할 것이라는 美언론들의 보도가 있어 더욱 관심을 끌었다.
「북한에 제공되는 경수로는 분명히 한국형」「공급협정에는 한국표준형 원자로라는 표현은 물론 울진 3,4호기라는 표현까지 삽입키로 韓.美.日 3국간에 이미 합의가 돼있다」고 국민들에게 설명해온 우리 정부를 당혹시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가뜩이나 北-美 간 핵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미국으로부터소외당했다는 여론에 골머리를 앓아온 정부로선 잔뜩 긴장,로드차관보의 방한을 앞두고 국내 언론을 상대로 매우 공격적인 설득전을 벌이기도 했다.
심지어 對한국 원자로 건설 진출이 좌절된 어느 美기업체의 중상모략에 美언론이 놀아나고 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그러나 그가 우리 정부관계자들과 협의를 마치고 돌아간 25일현재도 한국형 경수로 문제에 대한 의구심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로드 차관보는 25일 김포공항에서 가진 이한(離韓)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제공되는 경수로는 한국형이 될 것이며 한국의 중심적 역할수행에는 이론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대북(對北)경수로협정문안에 한국형이 명시될지 여부에 대해선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를 거부했다.경수로 공급협정에한국형 경수로라는 표현이 명시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답변하지 않았다.
이 대목은 아직도 韓美간에 한국형 경수로 표현을 對북한 경수로 공급협정에 명기할 지에 대해 이견이 남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로드차관보는 韓美간에 논의된 다른 문제들에 대해선 시원시원한 답변을 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로드 차관보의 기자회견내용.
-경수로 공급협정에 한국형이 명시되는가.
『세부적 사항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의해 논의될것이다.현재 韓.美.日 3국이 경수로 협정문제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북한이 남북대화를 거부하고 있는데.
『남북대화는 北-美 핵합의 이행의 필수적 요소다.합의문이 이행돼야 北-美관계 개선도 가능하다.』 -北-美 연락사무소 개설시기가 늦어지는 이유는.
『아직 기술.영사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어느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金成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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