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선 새회장 許昌秀씨는 누군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22일 LG전선 새 회장자리에 오르는 허창수(許昌秀.47)LG산전부사장은 과연 어떤 사람인가.
구자경(具滋暻)LG그룹회장이 19일 中央日報와의 단독회견에서그의 회장승진 사실을 처음 확인하자 재계의 관심이 그에게 집중되고 있다.
그룹회장에 취임하는 구본무(具本茂.50)부회장과 함께 LG그룹 창업동반체제를 이끌어 나가게 된데다 아직 일반에 얼굴이 잘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그는 이번에 3단계 승진을 해 일약 구본무회장에 뒤이은 LG그룹의 사실상 2인자로 떠오른 셈.
LG의 具.許씨 원로경영자들이 3세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許씨 가문 장자인 허창수씨가 예상밖의 예우를 받았다는시각.그는 일단 부회장으로 승진해 회장단회의에 합류하게 될 것이란 소문이 돌았었다.
결과적으로 그는 아버지 허준구(許準九)LG전선회장(72)이 가졌던 직함을 그대로 이어받는다.비록 許씨 가문의 입김이 센 LG전선이란 한 계열사 회장자리지만 「회장」이란 타이틀을 일단확보,그룹회장인 구본무씨와 어떻든 쌍두마차(雙頭 馬車)를 이끄는 위치에 뛰어올랐다.
LG그룹의 한 임원은 『구본무부회장도 그렇지만 허창수씨도 해외통이다.그런만큼 이들 두 3세들은 앞으로 해외무대에서 명실상부한 새 사업동반자로 솜씨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허창수부사장은 아직까지 회사바깥에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본인 스스로가 언론에 드러나기를 무척 꺼리는 것도 한이유다.업무에 있어서도 겉으로 나서기 보다는 조용하게 뒷전에서챙기는 스타일이라는 평(評).이 점 아버지 허 준구회장을 무척닮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결코 그가 「조용한 태도」로 일관할 사람만은 아니라는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를 잘 아는 LG그룹 상당수 임직원들은 『許부사장은 具.許씨라는 그룹 특유의 양가(兩家)분할체제를 흔들지 않기 위해 조용히 지낼 뿐이다.구본무회장이 취임해 틀을 잡으면 그도 서서히얼굴을 알리고 적극적으로 나서 경영솜씨도 발휘하 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許부사장 측근들도 『경영관리 여러부문에 상당한 솜씨를 갖고 있고 선진국 경영의 흐름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특히 사람을볼 줄 아는게 장점』이라고 전한다.
具씨가 그룹의 중심인만큼 당분간 조용히 자신의 입지를 다질 것이란 관측때문인지 20일 구자경회장이 마지막 주재한 「LG경영이념 선포 5주년 기념식」에서도 다소 뒷자리에 떨어져 앉아 바로 앞자리의 구본무씨와는 비교가 됐다.
이들 두 사람의 위상조절은 앞으로 具.許씨 원로들이 뒤에서 조정해야 할 몫도 된다.
許부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67학번)를 나와 미국 세인트루이스大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받았다.77년부터 그룹 기조실과 럭키금성상사.금성반도체등에서 국내외 분야 일선업무를 골고루 거쳤다.
92년9월 LG산전 부사장에 부임해 관리(인사.총무.재경등)부문을 맡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부인 이주영(李珠英.43)씨와 1남1녀.골프는 핸디 18수준.음악감상(클래식)에도 조예가 깊다.
成泰沅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