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승부수는 ‘디자인 서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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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호 12면

오세훈 시장은 “우리나라는 산업화·민주화를 거쳐 다음 발전 단계에 와 있다”며 “그것은 문화가 돈이고, 경제고, 경쟁력인 시대”라고 말한다. 서울시가 2008년을 ‘창의 문화도시’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포한 배경이다. 문화에서도 역점을 두는 분야는 디자인이다. 서울을 아름답고 깔끔하고 매력적으로 만들어 사람과 돈과 정보가 자연스럽게 모여들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해 ‘디자인서울총괄본부’를 신설하고 권영걸 서울대 미술대학장을 부시장급 본부장으로 영입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동대문운동장을 헐고 그 자리에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짓는 사업이다.

국제 공모를 통해 영국에서 활동하는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 ‘환유의 풍경’을 설계작으로 채택했다. 물결이 굽이치는 듯한 독특한 모양의 건축물로 2010년 완공되면 도시의 명물이 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산업디자인단체총연합회(ICSID) 총회에서 서울시가 ‘2010 세계 디자인 수도(World Design Capital)’로 선정된 것도 서울시의 자랑이다. ‘세계 디자인 수도’는 2년마다 ICSID가 세계 도시 디자인에서 잠재력이 큰 도시를 골라 부여하는 호칭이며, 첫 순서로 서울이 선택됐다. 서울시는 이 일을 계기로 세계 디자인 축제, 세계 디자인 올림픽 같은 행사를 준비 중이다.

‘서울 거리 르네상스’도 동시에 진행된다. 이미 대학로·남대문로·이태원로 등 10개 거리를 시범 거리로 지정해 디자인의 개념을 거리에 구현하는 사업을 하고 있고, 올해부터 본격화한다. 이 밖에 서울시는 도시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서울의 서체와 색을 정립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그러나 ‘디자인 서울’사업 진행이 순탄치만은 않다. 특히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논란이 많다. 83년 역사의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는 데 체육계 일부와 주변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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