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2차 6자회담] 남북 대표 1시간 35분 심야 접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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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문제 해결의 분수령이 될 베이징(北京) 2차 6자(남북, 미.일.중.러)회담은 본회의 하루 전인 24일 사실상 막이 올랐다. 남북을 비롯한 참가국들은 연쇄 양자회담을 열었다.

◇탐색전 벌인 환영만찬=이날 오후 7시30분 댜오위타이(釣魚臺) 양광(陽光)청에서 열린 중국 주최 환영만찬은 본회담의 전초전을 방불케 했다. 20002년 10월 방북 당시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金桂寬)외무성 부상으로부터 "고농축 우라늄(HEU) 핵개발 계획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던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미국 수석대표)는 2년 만에 金부상을 다시 만났다. 켈리의 당시 방북은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의 위협 발언으로 2차 북핵 위기의 계기가 됐다. 당초 중국 수석대표인 왕이(王毅)외교부 부부장 주최로 열릴 예정이던 이날 만찬은 다이빙궈(戴秉國)외교부 수석 부부장이 주재했다.

◇심야 남북 접촉=24일 밤 6자회담장인 팡페이위안(芳菲苑) 2층 탄판팅(談判廳)에서 열린 첫 남북 접촉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35분 동안 진행됐다. 먼저 도착한 한국 이수혁(李秀赫)수석대표는 웃는 얼굴로 "제가 먼저 왔다"며 인사말을 건넸고 북한 김계관 수석대표는 "밤 늦게 안 됐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1997~99년의 4자(남북, 미.중)회담 예비회담.본회담 때 알게 된 사이로 이날 5년 만에 만났다.

李차관보는 접촉에서 우리 측의 3단계 북핵 해법안과 더불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계획의 심각성에 대해 설명했으며, 북측은 주로 우리 측 입장을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접촉에는 양측에서 5명씩 참석했다.

◇"회담은 어려울 것"=이날 고려항공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 도착한 북한 김계관 부상은 기자단의 질문에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金부상은 평양 순안공항을 떠나면서 "우리는 중국.러시아와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기를 희망하지만 회담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회담에는 전세계에서 600명에 이르는 보도진이 몰렸다.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은 25일 오전 9시부터 30분 동안 진행되는 2차 6자회담 개막식 장면을 현장 중계를 통해 보도키로 했다. 지난해 8월 1차 회담 때는 개막식을 중계하지 않았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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