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政.금융계,개발은행.수출입은행 통합 찬반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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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일본정부.연립여당의 특수법인 개혁안이 최종 조정단계에 들어간가운데 정부산하 금융기관의 통합문제가 최대 핫이슈가 되고 있다. 연립여당내(자민.사회.신당사키가케 3당의 정책책임자와 행정개혁프로젝트팀 합동회의)에서 부상한 일본개발은행과 일본수출입은행의 통합안이 주무부서인 대장성,관련부서인 통산성은 물론 금융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것.일부에선 자민당과 사키가케의줄다리기 싸움으로 보고 행정개혁을 정쟁(政爭)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일본개발은행은 국내산업 육성과 정책적 의미가 강한 사업에 융자하고 있고 일본수출입은행은 국제기관과의 협조융자가 중심이 되고 있으나 개발은행은 전력회사와 東일본여객철도,수출입은행은 일본항공과 미쓰비시상사등과 같이 큰 거래선은 모두 국내 대기업에치중돼 있는 실정이다.
대장성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9월말 현재 융자잔고에서 차지하는 대기업의 비율은 수출입은행이 80%,개발은행이 70%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문에 「대기업을 상대로한 안정적인 융자수익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재정투융자기관이 일본 금융계에서 큰 지위를 차지하는 것은 의문이다」「이제는 고속성장만을 추구하던 시대가 아니다」는 등의 지적이 있어왔다.
특히 버블경제 붕괴후 민간기업이 융자잔고를 감소시키고 있는데반해 개발은행.수출입은행은 업무내용이 비대화해 민간경제쪽을 오히려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러한 이유로 두 은행의 융자대상을 한정시키거나 민영화해 효율화를 꾀해야한 다는 지적이 최근 들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이에대해 대장성은 「두 은행의 업무가 중복되지 않는데 물리적통합을 한다는 것은 합리화효과가 없다」「두 은행의 융자잔고가 20조엔(1백60조원)을 넘고 있는 것만으로 거대한 공적(公的)금융기관이 탄생하는데 대한 해외로부터의 비난을 초래할 것이다」는 등의 논리로 맞서고 있다.
두 은행의 통합안에 대해 경제계의 입장도 찬반양론이 완전히 뒤섞여있는 형국이다.
한편 대장성은 개발은행 민영화론자인 다케무라(武村)대장상(신당사키가케대표)을 꾸준히 설득시키고 하시모토(橋本)통산상을 동원해 마침내 무라야마(村山)총리밑에 정부계금융기관문제를 다룰 사적(私的)자문기관을 설치,중장기적으로 검토해나가 도록 한다는꾀를 내 성공 일보직전까지 갔다.그러나 자민당의 정조(政調)회장과 간사장이 돌연 반기를 들고 나와 국면이 뒤바뀌게 된 것이다. 이에대해 자민당의 무라야마 목조이기,하시모토에 대한 당내반발등 정쟁적 요인이 겹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정황으로 봐선 통합쪽이 일단 강세인 것으로 보이나 관료중의 관료집단인 대장성의 저항도 만만치 않아 전도(前途)는 극히 불투명한 상태다.자칫 무라야마정권을 뒤흔들 수도 있는 파란요인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東京=郭在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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