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최양일감독 新作영화 "마크스의 산" 好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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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달은 어디에 뜨는가』로 지난해 일본 영화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세간을 놀라게 했던 재일동포출신 영화감독 최양일(崔洋一.
46)씨가 『마크스의 산』으로 또다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도쿄신문에 따르면 『마크스의 산』은 일본의 유수한 문학상인 나오키상 수상작가인 다카무라 가오루(高村薰)의 같은 제목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제작비 약 6억엔(한화 48억원)이든 대형작품.
4월22일부터 마쓰다케계열의 영화 관에서 상영된다.
개인이 기획.제작한 이른바 인디펜던트 작품이 많은 崔감독으로서는 오랜만의 메이저작품이지만 평상시와 다름없이 거들먹거리지 않고 차분하게 연출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원작은 등장인물이 1백여명이나 되는 형사물.영화에서는 살인사건을 쫓는 형사들,전에 학생운동을 하며 폭행살인을 했으나 그것을 은폐하고 있는 엘리트집단,이 비밀을 알고 공포에 시달리는 정신질환자인 남자와 그의 애인등 세그룹이 줄거리를 이끌고 있다. 『잔가지는 전부 쳐내버리고 정의감이 강한 조직과 충돌하는 30대의 형사를 중심으로 어두운 과거를 짊어지고 있는 전후세대인 40대,욕망만으로 살아가고 있는 20대 범인,이 세사람으로좁혀 각본을 완성했다』고 崔감독은 설명한다.
작년 일본의 주요영화상을 휩쓸었던 『달은 어디에 뜨는가』에서재일동포인 택시기사를 중심으로 도쿄에 살고 있는 외국인과 일본인의 「마찰」을 희극적으로 묘사했던 崔감독.이번 작품은 그럭저럭 일본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3세대에 초점을 맞 춘 인간드라마의 흔적이 농후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마크스…』은 현장 분위기를 내기 위해 로케형식을 가미한 특별세트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물론 카메라도 보통 2대를 사용해배우들의 연기를 뒤따르고 있다.
『달은…』의 작품.흥행 양면에서의 성공으로 지난해 가장 분주한 나날을 보냈던 그는 『나의 영화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조금 달라졌다.잠자고 있던 기획이 깨어나 협상테이블에 오게됐다.
이것이 하나의 기회가 될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가을에는 서울의 한 대학에 유학해 본격적으로 한국어공부를 할 崔감독은 『제주도를 무대로 한 영화를 기획해둔 것이 있어 전부터 촬영하고 싶었다.1년간 열심히 공부한다면 어느정도 의사소통은 가능할 것이라고들 한다』면서 의욕을 보 이고 있다.
〈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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