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北, 核 포기 가능성 첫 시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 6자회담 개막에 앞서 각국 대표들이 왕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왼쪽에서 넷째)의 소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王부부장, 야부나카 미토지 일본 외무성 아주국장,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베이징 AP=연합]

북한이 2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막된 2차 6자(남북, 미.일.중.러)회담에서 미국 측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현지 외교 소식통들이 밝혔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북핵 해법안이 든 공동발표문 발표와 함께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회담 차석 대표로 구성된 실무협의단(Working Group) 회의 개최에도 강한 의지를 나타내 협상 전망이 매우 밝아졌다고 말했다.

북한은 또 고농축 우라늄(HEU)핵개발 계획에 대해 일단 부인했지만 "앞으로 미국이 증거를 보이면 해명하겠다"는 수준으로 변화를 보였으며, 핵 포기의 출발점으로서 핵 동결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다른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그동안 2002년 10월 핵 위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핵 동결만을 주장해 왔으며, 한.미.일이 요구해온 핵무기 개발계획 자체의 포기 가능성을 공식회담 석상에서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북한은 또 자신들이 핵 폐기 의사를 밝히는 대신 참가국들이 대북 안전보장 제공 의사를 동시에 밝히는 공약과 함께 핵 동결과 보상의 1단계 행동조치까지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나머지 참가국도 실무협의단 구성에 찬성했으며, 핵 폐기-안전보장 공약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는 북핵 실무협의단 구성과 북핵 해법안의 일부를 담은 공동발표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류젠차오(劉建超)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6개국은 모두 조율된, 일치된 절차에 따라 핵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자는 데 동의했다"면서 "이번 회담은 실질적인 회담이었으며, 좀더 성숙하고 기초를 갖출 수 있는 회담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이수혁 외교부 차관보는 브리핑에서 "회담에선 (참가국의)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제안도 있었으며, 북측의 돌출 발언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인사말에서 "이번 회담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신축성을 발휘하여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수석대표인 제임스 켈리 차관보는 북한의 전면 핵 폐기를 강조하면서도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침략하거나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 바 있으며, 북핵 문제 해결은 6개국의 관계 정상화 전망을 밝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특별취재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