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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제2의 빌게이츠 한국系일본인 孫正義소프트방크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얼마전 세계컴퓨터 소프트웨어업계의 황제라고 하는 빌 게이츠가訪韓해 한국에 소개된 적이있다. 그러나 세계컴퓨터업계의 슈퍼스타중 한국인출신 두명이 떠오르고 잇다는 사실은 아직 국내에 잘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들은 일본최대의 소프트웨어유통업체인 소프트방크社의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사장과 美애플社로부터 매킨토시호환기종 생산권을 따낸 파워컴퓨팅社의 강신학(姜信學.미국명 스티븐 강)사장이다. 국내보다 미국과 일본등 외국에 훨씬 더 잘 알려진 이들 슈퍼스타를 중앙일보는 몇개월의 접촉을 거쳐 단독인터뷰 했다. 두번에 걸쳐 이들과의 인터뷰를 본지에 소개한다. <편집자 주> 지난 92년 5월 미국의 권위있는 하버드비즈니스誌는 어느 한국계 일본인 청년실업가를 이렇게 소개했다. 신세대 일본인기업가의 기수-손정의 소프트방크사장.
또한 올해 1월30일자 비즈니스위크誌는 "일본의 소프트웨어업계 거물 미국을 강타하다"라는 제목으로 孫사장을 대대적으로 소 개했다.
"지금 孫사장이 이끄는 소프트방크는 한달에 세번정도 신문1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라고 호리 홍보실장은 말하며 두툼한신문카피철을 보여준다. 작년7월 주식을 공개해 2천억엔(1조6천억원)이 넘는 주식자산을 갖게됐을때 그는 "1년에 1억엔씩 써도2천년이 걸립니다"라고 말했다. 기껏 살아야 1백년인데,지금부터 그돈이 이 천재에 의해 어떻게 쓰일까가 언론에 큰 테마로 취급되고 있다.
孫사장과의 인터뷰는 4개월간의 예약끝에 이뤄졌다.소프트방크社본사10층의 여러 회의실에서 우르르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줄이어 들어가는 것을 모격하면서 기자도 한방을 얻어 들어갔다.
시간이 30분으로 정해져있어 만나는 순간부터 준비된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지금 가장 재미있는건 무엇입니까.
*지금 하고있는 일입니다. 일이 다이내믹하거든요. 한번 보십시 오. 컴퓨터만큼 기술변화가 빠르고시장이 커져나가는게 어디 있습니까.이건 젊은 사람들이 잡아야할 권리입니다.
-벤처비즈니스(모험사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우상인데 사업을 시작하게된 동기,그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것이었습니까.
*16세때 고교를 중퇴하고 미국에 갔습니다. 버클리大시절은 컴퓨터선진국,미국에서 이기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미국대학시절에 포켓 컴퓨터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얻어 그것을 샤프社에 1백만달러를 주고 팔았습니다. 학생시절부터 몇개인가의 사업에는손을 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 돌아와 81년에 일본소프트방크(현 소프트방크)를 차렸습니다.(그는 자본금1억엔이상으로만든 회사는 대개 실패한다고 말한다. 태어나면서부터 너무 유복하게 자라면 근성이 없어지기때문에 1억엔미만으로 시작하는 쪽이성공한다는게 그가 갖고있는 벤처철칙이다).
83년에 갑자기 간장이 나빠져 3년간 병원에 입원하게 됐습니다. 이때가 가장 어려운 시기였지요. 할수없이 회장으로 올라앉 으면서 일선에서 일단 물러났습니다. 86년에 몸이 회복돼 다시 사장으로 복귀했습니다.
-뭔가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습니까.
*돈과 사람이 없이 출발하다보니 회사소개서를 일일이 편지로 쓰거나 인사를 해야했습니다. 그런데 회사이름이 소프트방크 라 하면 대다수가 소프트펑크로 알아듣고 별 이상한 회사라고들 했습니다. 타이어펑크 수리점에서 무슨 컴퓨터냐는 식의 얘기지요.
이를 정정하는데도 시간이 걸렸습니다.
역시 초창기의 일입니다. 제가 얼마 안되는 신입사원들 앞에서우리회사는조만간 세계적인 초일류회사가 될것이라고 감격어린 첫연설을 하는데 갑자기 몇사람이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해 얘기를 중단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영 나타나질 않더라고요. 나중에 가보니 도망치고 없었습니다.
-미국은 벤처가 성행하는데 일본은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뭐가 다르다고 보십니까.
*일본은 문화.사람.사회시스템이 모두 보수적입니다. 이것은진취적이지 못한 약점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기업에 있어서 가장중요한 덕목도 있습니다. 즉 꼼꼼한 성실성과 한군데 박혀 죽을때까지 일하고 또 그것을 보장해주는 상호신뢰성이 있는것입니다(그는 이를 배반하지 않는 정신이라고 말했다).반면에 미국은창업10년이면 상장회사가 되는데 일본은 30년 걸립니다. 10여년 상대해온 일본은행은 수억엔을 빌려주지만 거래가 거의없던 미국은행을 주위로 부터 인정을 받으면 단번에 수백억엔을 내줍니다.
벤처비즈니스는 명실공히 모험입니다. 그것은 하는 축이나 주변에 있는축이나 모두 모험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누가 뭐라해도 미국이지요.
-지금부터 해야할 일이라면 무엇일까요.
*저는 사업을 다섯가지 항목으로 잡고 있습니다. 정보유통.출판.정보서비스.컴퓨터네트워크.전시회등 입니다. 한마디로 정보의 인프러스트럭처(기반구축)을 위한 일입니다.
-벤처비즈니스의 귀재 빌 게이츠를 잘 아신다고 하던데요.
*그와는 매년 만나며 친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슈퍼스타지요.
그는 5년,10년,20년 앞을 내다보며 스케일이 크게 행동합니다. 머리도 그만큼 뛰어납니다.
(그는 빌 게이츠와 경쟁한다면 어떻겠냐는 질문에 대해)지금은그의 영향력이 큽니다. 저는 지는 싸움을 할만큼 바보는 아닙니다. 그와 겹치는 부문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20년후,30년후에는 다른 각도에서 꿈을 그릴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멀티미디어 산업에 대해서는 새로운 시장을 낳는다는 낙관론이 있는 가운데서도 종래 기술을 모아놓은것일 뿐이며 정보통신계의환상에 불과하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10년,20년을 보면 낙관론이 맞다고 봅니다. 2010년 광파이버가 깔려 보세요. 기업과 가정의 컴퓨터가 광파이버로 몰리는 시대에는 온라인으로 직접 소프트를 흘려보냅니다.그것이 영화라면 VOD(비디오 온 디맨드: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영화를 볼수있음)가 될것이고,상품정보라면 온라인 쇼핑이고,뉴스라면 뉴스 온 디멘드가 되는 것입니다.
일본에서 멀티미디어 비관론이 나오는 것은 일본의 대기업사장들이 대개 60세가 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직 젊었기 때문에 기다릴수 있습니다. 우리날이 올때까지 계속 기다릴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세계화라는 말이 유행인데 그말을 어떻게 이해하고계십니까.
*본사가 일본에 있든 어디있든 상관이 없습니다. 시장을 세계로 잡고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소프트방크는 미국.일본.유럽.아시아등에 세계화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네트워크는 무한합니다. 각국으로 출판.전시회사업등을 전개시켜나가는 것도 그일중의 하나입니다.
孫사장은 오는 13일 일본NHK방송의 인간지도(MAP)라는 인기대담프로에 나올 예정이며 15일 한국을 방문,강연회를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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