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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중.대형아파트 月貰가 늘고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보증금 ○○만원에 월세 ××만원」.달동네 단칸방이나 허름한연립.다가구주택 동네인근 복덕방에서나 눈에 띄던 문구다.영세민의 세입(貰入)수단이 돼온 이러한 월세계약방식이 최근 서울강남지역의 중.대형 아파트에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 다.
작년 9월 서울지역이 아파트전세값 폭등의 홍역을 치른 뒤 시내 부동산중개업소마다 중대형 아파트 임대물건을 내놓으면서 부분,또는 전부 월세조건으로 세입자를 구해 달라는 집주인이나 이같은 물건을 찾는 세입자의 중개의뢰가 두드러지게 늘 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크게 두가지로 원인이 분석된다.
첫번째는 전세금이 매매가의 70%선까지 치솟는 전세가급등현상으로 목돈을 당장 마련할 길이 없는 세입자들이 올라간 금액만큼을 월세로 환산해 내면서 살겠다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둘째로 비싼 월세를 감수하고라도 쾌적한 주거환경을 고집하는 주한(駐韓)외국인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목돈을 굴릴 재주가 없는 서울강남의 중대형 아파트 집주인들이 이같은 임대수익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 일선 부동산 중개 업소의 설명이다. ◇내국인임대=월세아파트는 전세값이 비교적 비싼 전국 6대도시 가운데서도 그 정도가 가장 심한 서울에 가장 많이 집중돼 있다.테헤란로 배후주거지인 개포동과 서울시농수산물도매시장에인접한 가락동시영아파트,중고자동차매매시장이 있는 장안 동 장안아파트등은 서울시내에서도 시장상인.독신자들이 많이 찾는 10평안팎의 월세아파트 중심지역으로 유명하다.
개포동 양지부동산에 따르면 개포동 주공아파트 1~4단지(저층단지)의 경우 가스보일러로 개조한▲8평형이 보증금5백만원.월세40만~42만원선▲11평형은 1천만원에 42만~48만원▲13평형은 1천만원에 50만~55만원선에서 임대되고 있다.
〈표참조〉 그러나 작년가을 전세값 파동이 서울지역을 휩쓸고 간 뒤 월세임대가 30평형대 중형평수,10층이상 고층아파트에까지 번지고 있다고 중개인들은 전하고 있다.청담동 동산아파트 35평이 보증금 3천만원.월세1백20만원에,가락동우성아파트 3 9평형은 3천만원에 1백35만원선에 임대물건으로 나와있고 개포.대치.서초.반포동등 강남 주요 고층아파트 단지마다 30평형대월세물건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보증금은 대체로 전세금의 40~50%정도 받고 나머지 금액에대해 월이율 1.7~1.8%를 곱한 월세를 받는 것이 보통이다. 부동산중개인들은 월세아파트 확산현상에 대해 『전세값 앙등으로 목돈 마련이 어려운 수요자들의 월세 선호심리와 당장의 목돈이 거추장스런 여유중산계층이 은행금리보다 나은 임대수입을 올리겠다는 계산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임대=외국인을 상대로 한 주택임대는 보증금은 전혀없고월세 6개월치 혹은 1년치를 선금으로 받는 것이 특징이다.임대기간이 지난후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세입자는 그냥 나가면 되는데,월세는 최소한 보증금만으로 세를 놓았을때 금액의 2%여서 내국인을 대상으로 세를 놓을 때보다 집주인 입장에서 보면 임대료가 훨씬 후하다.게다가 통상 1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받기 때문에 해외.지방출장등으로 집을 장기간 비우게 된 중대형평수 아파트 소유자들의 재(財)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강남지역 압구정.반포.방배.서초동등 1급 주거지 아파트의 경우 입지에 따라 다르지만▲30평형대는 한달에 월세 2백만원대▲40평형대는 3백만원대▲50평형은 4백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단 외국인 상대 주택임대는 세무서에 임대소득이 거의 예외없이포착돼 임대수익금의 45%선까지(1억원이 넘어갈 경우)를 소득세로 물어야 하므로 유의해야 한다.
洪承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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