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SK '위기를 기회로' 强手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SK그룹이 사외이사를 늘리고, 오너 일가를 경영일선에서 퇴진시키는 등 지배구조개선에 나섰다. SK는 이를 통해 그룹을 SK㈜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시키면서 계열사를 투명하게 만든다는 방침이다.

◇SK 지주회사 전환=지난 22일 SK㈜ 이사회에서 사외 이사를 70%로 늘리고 손길승 회장이 퇴진한 데 이어 24일 SK텔레콤 이사회에서는 孫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물론 崔회장의 고종사촌 형인 표문수 사장까지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참여연대와 소버린의 투명경영 요구에 '초강수'로 대응한 셈이다.

SK그룹은 '오너 경영'에서 벗어나 '전문 경영인'체제로 전환하는 모양새도 갖췄다. 崔회장 직책은 SK㈜ 회장이 유일하다. 하지만 SK㈜는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의 최대주주다. 崔회장은 SK㈜를 통해 SK텔레콤의 경영에 참여할 길은 열려 있다. 또 孫회장과 表사장의 퇴진으로 '경영진 세대교체'까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SK그룹 주변에선 "이번 동반 퇴진은 '투명경영'과 함께 崔회장의 '친정체제' 구축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SK㈜와 SK텔레콤의 정기 주주총회는 다음달 12일 열린다.

孫회장은 25일 임직원들에게 e-메일로 보낸 '고별사'에서 "새로운 SK로 거듭나기를 염원하는 저의 충정임을 헤아려 달라"며"崔회장을 중심으로 SK의 원대한 비전을 이뤄내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어떻게 되나=表사장의 퇴진이 알려지자 임직원들은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表사장이 최근까지 올해 경영전략을 마련하고, 신임 이사 후보 자료까지 준비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측은"表사장이 후배 전문 경영인에게 길을 열어주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表사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당분간 쉬고 싶다"며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孫회장과 表사장이 사퇴하면서 SK텔레콤의 새 경영진 구성이 가파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신임 사장을 놓고 사내외에서 김신배(사내이사)전무와 김대기 전 신세기통신 사장, 김수필 SKC 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SK텔레콤 측은 "번호이동성 등 주요 현안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경영진 교체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 이사회는 임기가 끝난 남상구.김대식.변대규 사외이사와 조정남 대표이사 부회장을 재선임했으며, 하성민(상무) 경영기획실장이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올라갔다.

이원호.윤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