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韓양곡 주민분배 北 투명성보장 약속-李선명회장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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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북(對北)양곡보내기운동이 범국민운동으로 전개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양곡의「분배 투명성」을 어떻게 확인하느냐 하는 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선명회의 對북한 양곡기증 방침이 알려진 직후 통일원측은『기증되는 양곡이 군량미로 쓰일 위험이 있다』며『그러나 주민들에게 양곡이 배분된다는 분배의 투명성만 확보된다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북한 양곡기증에 합의,서명한 이윤구 (李潤求)한국선명회장은 8일『분배문제는 북한대표들과의 회담과정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된 문제였다』며『이번 회담에선 과거 사랑의 쌀 보내기 때와 달리 북측이 사전에 양곡을 어느 지역에 어떻게 나 눠줄 것인가하는「분배계획서」를 작성해주겠다고 했고 분배 사후에도 보고를 책임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李회장은 "회담 당시에는 계획서 요구를 구두로만 수용하고 합의서에는 넣지 않았으나 1월말로 예정된 선양(당초엔 훈춘)에서 의 비준식을 연기한다고 통보하자 북측은 그 문제를 포함,모든조건을 받아들이겠다는 팩스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90년 사랑의 쌀 1만가마를 북한에 보낼때도 이분배문제가 논의됐었으나 단지 신사협정식의 구두약속만 있었다. 李회장은 당시북측이 쌀을 배분한뒤 보고서를 주겠다고 했으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이같은 전례를 들어 북측의 확실한 보장을 요구하자 사전 분배계획서를 약속했다는 것이다.
李회장은 "양곡 20만~30만톤을 한번에 다 보내는것이 아니므로 기증때마다 분배계획서를 확인,공급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면서 "그 분배계획서나 사후보고를 거짓이라고 의심할 수도 있으나 과거와 달리 북측사정을 얼마간 들여다볼 수 있고 이번엔 북측 태도로 보아 그들이 성실하게 임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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