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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톨릭 나환자村돕기 20年 원불교 朴淸秀 교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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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인류의 공동선(共同善)인 사랑을 베푸는 일에는 종교간의 벽이 있을 수 없다.』 이 소박한 믿음을 실천하는 데서 삶의 기쁨을 찾아온 원불교 강남교당 박청수(朴淸秀.58)교무의 성라자로마을 나환자 돕기가 9일로 20주년을 맞는다.
국내는 물론 베트남.네팔.인도등 지구촌 곳곳의 불우이웃돕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朴교무가 가톨릭 나환자들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지난 75년초 원불교의 「타종교 방문기간」에 성나자로마을을 방문하면서부터.마음으로 반겨주는 가 톨릭 수녀들과의 만남을 통해 성라자로마을 나환자들의 처지를 알게 된 朴교무는 『이들이야말로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사랑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깨닫게 됐다.
이미 원불교 청년회원들과 맹인을 위한 원불교경전 점역(點譯)사업을 통해 장애자들의 처지를 잘 알고 있던 그녀는 『사회에서격리되고 편견에 시달리며 극한의 처지에서 살아가는 나환자들의 모습에 크게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朴교무는 그해 추석 교우들이 마련한 송편을 들고 성라자로 마을을 찾기 시작했고 나환자들의 공동생일이 매년 2월9일이라는 사실을 안 뒤로는 생일날은 물론 수시로 이들을 찾아가 기도와 위로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교도들의 도움을 받을수 없던 개척교화 활동 시절에는 담양 청평엿을 가져다 판 이익금으로 성금을 마련했고 전북 원평교당에 근무할때는 교우들과 직접 수확한 참깨.들깨.무말랭이 등을 모아나환자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朴교무의 나환자돕기는 강남교당 교우들,가톨릭신부와 수녀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호응이 끊이지 않는다.호암미술관장 홍나희(洪羅喜)여사가 매년 1월9일 이건희(李健熙) 三星회장의 생일을 朴교무와 함께 성라자로마을 나환자들을 찾는 날 로 정해 10여년 이상 계속해 오고 있는 것이 그 한 예다.
9일 20주년을 맞아 정성껏 준비한 위문품과 함께 임이조.신영희씨의 전통춤과 창(唱)등 우리 춤.가락으로 위로연을 갖는 朴교무는 『물질적으로는 대단한 것이 아니지만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찾아가 그분들이 나를 반길때 다른 곳에서 는 맛볼 수없는 순수한 기쁨과 행복을 느낍니다.인류의 공동선을 위해 함께힘을 모을 때 이 세상은 더욱 평화스러워질 것이라는 저의 신념을 가꾸는 현장입니다』라고 말했다.
〈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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