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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내기 외제車 판매 부작용 크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개방바람을 타고 비정상적인 경로로 수입되는 외제차가 늘고 있어 수입외제차 시장을 흐리게 하고 있다.특히 보증수리등 애프터서비스(AS)와 관련한 문제점도 많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사무실 하나에 전화받는 여직원 한명만 달랑 둔채 외제차를 수입.판매하고 바로 사라져 버리는 뜨내기 수입상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최근 들어 개방바람을 타고 외제차 수입이 크게 늘면서 생겨나기 시작한 부작용이다.
◇외제차 수입루트=벤츠 수입선인 한성자동차나 코오롱.동부.한진등 유명외제차 수입.판매 대기업들은 대부분 현지 메이커와 직거래를 한다.
이들은 판매는 물론 AS.중고차판매등에 이르기까지 패키지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객 대부분이 국내에선 내로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인만큼 깍듯이 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한탕하고 자취를 감추는 뜨내기 수입상들.
벤츠를 예로 들어보자.미국은 자동차딜러 중심으로 차가 판매된다.초대형 딜러가 있고 그 밑에는 규모가 작은 서브딜러가 여럿있다.이 서브딜러들이 팔다가 재고로 남긴 차는 바겐세일된다.
이러한 바겐세일 차가 뜨내기 수입업체들의 표적이 된다.세일기간중 미국에서 싸게 구입한 벤츠를 국내에 들여오면 수입부대비용을 감안해도 독일에서 바로 벤츠를 수입할 때보다 더 이득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독일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벤츠 는 안전규정때문에 범퍼 부분만 약간 돌출돼 있어 잘 식별되지 않는다.
외국 유명자동차메이커나 국내 대형딜러등과 직접 거래를 트지않고 이처럼 여러단계를 거쳐 수입된 외제차는 작년에 국내에서 팔린 3천9백여대의 수입차중 벤츠 20대를 포함,약 1백50여대에 달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수입경로=현재 외제차를 수입하는데는 특별한 장애가 없다.
단지 무역업 자격과 매장(평수는 제한없음)을 갖추고 교통부.
환경부등의 인증을 받으면 된다.그러나 무역업도 대행이 가능하고매장도 평수에 관계없는만큼 사무실겸 매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정공간만 있으면 수입판매활동이 가능하다.
또 교통부산하 자동차 성능시험연구소에서 받는 품질인증도 대당3백여만원의 용역비를 주면 큰 어려움 없이 넘어간다.
◇부작용=최근들어 수입대수가 크게 늘면서 AS가 특히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자동차는 판매보다 AS가 더 중요하다.성능좋은 외제차지만 기본소모품은 주기적으로 바꿔줘야 하고 엔진.트랜스미션등 주요기관에 대해선 필요시 즉각 AS가 필요하다.
일부 뜨내기 수입상들이 수입한 차들은 무상보증수리(Warrant)가 안된다.일부 수입상들은 국내 외제차정비공장에 AS를 알선해 주지만 대부분 한탕하고 종적을 감춘다.
작년말 뜨내기수입업자로부터 외제차를 구입한 朴모씨는 『차에 하자가 발생했는데도 수입업자를 찾을 수 없어 많은 돈을 들여 수리했다』고 말했다.수입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제차 수입업체들이 AS공장등 일정규모이상의 시설을 의무적으로 갖 추도록 법제화해야만 뜨내기 수입상들의 한탕주의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李杞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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