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씨티銀과 겨뤄 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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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기관의 '맏형'인 국민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한 씨티그룹에 일전불사 의지를 천명했다. 2차 금융빅뱅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는 씨티은행에 290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프라이빗뱅킹(PB) 시장을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24일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씨티의 한미은행 인수로 부자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서 경쟁이 있겠지만 5~6년 전부터 충분한 대비를 해왔기 때문에 겨뤄볼 만하다"고 말했다. 金행장은 "이제는 덩치보다 질로 승부를 겨뤄야 하는 시대"라며 전세계 100여개에 걸친 영업망과 27만5000명의 직원을 거느린 씨티은행을 겨냥했다. 이어 "소프트웨어 면에서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이미 선진화된 시스템을 충분히 구축했고, 안팎으로 우수 인력을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씨티와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추가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 "인수.합병으로 점포와 인력을 늘린다고 해도 생산성이 당장 올라갈지 의문이고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金행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현재 210조~230조원인 자산 규모를 300조원까지 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지난 23일 올 들어 다섯번째로 서울 목동에 PB전용점인 '골드앤와이즈' 11호점을 열고 조만간 서울 강북과 대구.대전.광주 등 지방 주요 도시에 신규 점포를 내는 등 PB전문점을 연내에 25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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