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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 해외유출-김정일 지시,86년부터 안전원 국외반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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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문화재를 포함한 골동품의 해외유출이 심각해 박물관이 털리고 고분이 도굴되고 있다.
김명철씨 증언.
『골동품거간은 86년께 시작됐다.백학림사회안전부장이 외화벌이사업으로 김정일의 비준을 받았다.안전원들은 대동무역회사(대남공작금을 마련하는 회사로 뒤에 대진상사로 개명)와 연계해 골동품거간에 나섰다.
골동품은 대동무역회사.사회안전부가 조총련계의 금강회사와,58호지휘부가 일본의 히다케회사와 각각 유대를 맺으면서 대규모로 유출되기 시작했다.밀반출에는 만경봉호가 이용된다.
재일동포 소유의 히다케회사 평양지사가 골동품장사에 본격 손댔다.히다케의 친아들인 허건(북송동포)이 평양지사장이다.58호지휘부는 중앙당의 장성택(張成澤.김정일의 매제.김경희의 남편)이조직해 히다케와 관계를 맺어 골동품 밀반출로 외 화를 벌어들였다.골동품의 해외유출은 86년부터 88년4월까지 공식적으로 이뤄졌다.』 김광욱씨 증언.
『사회안전부 산하의 외화벌이 회사인 리붕합영회사는 본업보다 골동품 부업에 열을 올렸다.그림.병풍.도자기.일제시대 물품등을취급했다.』 골동품에 관계해 본 귀순자들은『골동품 거래현장에는거간꾼들이 총을 휴대한 안전원.보위원을 경호원으로 대동하고 나타나 살벌한 분위기와 긴장감이 감돈다』고 한다.도굴은 개성 주변.황해북도.평남등에서 많이 이뤄진다.
『김일성대학 철학부의 한 학생이 황주군 금성리에서 도굴하다가석고때문에 파헤치기 어려워 화약 4백g으로 폭파시켜 겨우 은비녀만 건졌다.
개성시 장풍군 농기계사업소 불도저 운전수가 돌관을 밀어내다가골동품을 발견해 히다케회사로부터 4천달러를 받아 횡재했다.』(김명철씨) 『개성에선 87~88년 골동품을 공개 수매하면서 바꾼 돈표로 지급해 관심을 끌었다.개성에서 발굴된 왕릉에서 골동품이 쏟아져나왔다는 얘기가 파다했다.그러나 90년대 들어서는 골동품 유출을 금하기 시작했다.』(임정희씨.30.여) 북한의 거간꾼들 사이에는 『동의보감(東醫寶鑑)』진본에 관한 얘기가 말밥에 오른다.김명철씨 증언.
『88년께 고려호텔 사로청 위원장 강봉규가 평북 용천군에 가서 어느 절의 석탑을 밀쳐내고 조선조 「동의보감」 진본완질 10권을 찾아 화제가 됐다.「동의보감」진본은 참종이에 보관해 상태가 깨끗했다고 한다.강봉규는 이것을 일본의 이리회 사 사장에게 2억3천만엔에 팔려다가 원산에서 체포됐다.진본은 역사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94년엔 해주박물관이 털렸다.김명철씨는『87년 정초 평양민속박물관에서 2.5t트럭 한대분의 골동품이 도난당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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