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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만드는 기업인이 공항 귀빈실 써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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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공항) 귀빈실에 가보니 기업인이 없고 정치인만 있다. 왜냐고 했더니 규정상 못쓴다고 한다. 나도 오늘부터 귀빈실을 안 쓰겠다. 정치인보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인이 (귀빈실을) 써야 한다. 기업인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중소기업인들에게 이런 인사말을 했다. 이 당선인은 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중소기업 대표 26명과 만났다. 당선 이틀 만인 지난해 12월 28일 주요 그룹 회장, 2일 5개 경제연구원장을 만난 데 이은 이 당선인의 잰 ‘경제 행보’다.

 이 당선인은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지난 5년간 4% 성장은 수출에 의존한 것이어서 내수 위주의 중기업은 혜택을 못 받았다”며 “일자리를 만들고 서민의 주름살을 펴려면 중기업들이 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후 1시간여 동안 “상속세 부담을 완화해 달라”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개성공단 활성화를 추진해 달라”는 등 중소기업 대표들의 건의사항을 경청했다.

 당선인의 남은 1월 일정에는 주요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 주한 외국계 기업 CEO, 로봇·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성장 산업 관련 벤처기업인 등 경제계, 한국노총 등 노동계 인사들과의 만남 등이 빼곡히 잡혀 있다.

 정권 인수 기간 동안 이 당선인이 경제인들과의 접촉 면을 넓히는 데 ‘올인’하는 데는 투자 활성화에 대한 절실함이 배어 있다. 이 당선인의 한 측근은 “4월 총선과 2년 뒤 지방선거에서 안정적인 정치 기반을 얻기 위해서라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객관적인 상황은 여의치 않다. 유가 급등, 환율과 물가 불안 등 대내외적 경제 여건이 안 좋은 데다 ‘경제 살리기’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과학비즈니스 벨트 등 국책 사업은 여론 수렴, 사업자 선정 등 준비에 시간이 소요되는 일들이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당선인은 투자 활성화야말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재정을 건전화해 국책 프로젝트와 교육 및 복지 투자의 기반을 마련하는 실마리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한미연합사·대교협도 방문=이 당선인은 4일 이경숙 인수위원장과 함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신년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기총회를 겸한 이번 신년회는 인수위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전국 201개 대학 총장으로부터 차기 회장으로 인준받는 자리다.

 이 당선인의 참석은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대학입시 관리 업무를 이양받게 될 대교협과 손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대학입시 자율화 등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추진 의지를 드러내려는 뜻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 당선인은 10일 국방부에 이어 15일 한미연합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부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2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은 한미연합사만 방문했었다.

글=임장혁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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