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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프로의식 철저한 호주스포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코카콜라 올리루(COCA-COLA OLYROO)」.
다소 코믹해 보이는 호주 올림픽대표팀의 정식명칭이다.〈국가대표팀의 정식명칭은 사커(SOCCER)에 호주국민들로부터 사랑을받는 캥거루의 루(ROO)를 붙여 사커루(SOCCEROO)로 불리고 있다〉 특히 국가대표팀 명칭 앞에 미국의 음료회사명이 떡하니 붙어있는 것은 한국인으로선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대목이다. 「슈퍼리그」로 명칭이 바뀐 배구대제전 대회명칭 앞에 스폰서인 현대자동차의「갤로퍼배」를 붙인다하여 한바탕 홍역을 앓았던 우리로서는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국가대표팀 앞에 자국도 아닌 미국 다국적 기업의 상표명을 붙인다는 것은 생각하기조차 힘들다.
그러나 코카콜라가 96애틀랜타 호주올림픽대표팀의 정식 스폰서가 된뒤 올림픽대표팀의 훈련일정을 더듬어 보면 쉽게 이해할 수있다. 94년2월부터 국내에서 각 도시를 순회하며 세미프로팀들과 친선경기를 치른 것은 물론 말레이시아.스코틀랜드.네덜란드.
남미등을 순회하며 각국의 프로팀.올림픽대표팀과 16차례의 친선경기를 치렀다.
이 모든 비용을 코카콜라가 지불했음은 물론이다.
호주축구연맹(ASF)은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아 좋고 코카콜라 역시 호주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축구를 통해 홍보를 할수 있어「누이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더욱이 세계 각국에 퍼져있는 코카콜라의 섭외력은 호주축구연맹을 능가,호주올림픽대표팀은 좋은 경기를 손쉽게 치를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라는 설명이다.
대신 이들의 스폰서십은 상호간에 완벽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선수들은 가슴에「코카콜라」를 새긴 유니폼을 입고 출장하며 TV카메라가 잘 보이는 곳에 코카콜라를 배치해둔다.받은만큼 해준다는 것.
지난해 한국을 찾은 팔콘대학농구팀이 단지 음료만을 제공해준 게토레이를 TV카메라쪽으로 일렬로 배치,게토레이 관계자들이 너무 고마워했다는 것도 이들의 스폰서에 대한 철저한 배려를 보면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화를 부르짖고 있는 한국 스포츠도 진정한 프로의식이 무엇인지를 곰곰 생각해볼 때다.
[시드니=辛聖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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